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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계 해외 진출 '끙끙'


세계시장 성장 속 수출 경쟁력 부족…정부도 지원 나서

[김국배기자] 우리 정보보안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쉽사리 해외 시장의 문을 열지 못할 뿐더러 대부분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내수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해외 시장 진출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보안 산업은 연평균 8%씩 증가, 오는 2019년 1천61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17일 정보보안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우리 정보보안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 부족 탓에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엔 안랩이 미국 현지 법인 설립 3년 만에 이를 정리하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꾸준히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작년 보안 매출 대비 수출 비중 4.7%

안랩뿐만이 아니다. 국내 정보보안 기업들의 수출 규모, 증가율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14년 정보보안 수출액은 72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907억원으로 다소 늘긴 했지만 비중으로 치면 4.7%에 그쳤다.

일부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도 역시 일본 등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 정보보안 수출의 40.7%는 일본이었고 미국은 고작 2%였다.

홍기융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아직까지 미국에서 '이거다'할 정도의 성공 사례는 없었고, 가시적 성과는 대부분 일본에서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기업은 지니네트웍스, 파수닷컴 정도다. 미국 시장에서 통해야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동범 지니네트웍스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도 중요하지만 미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얻어야 다른 해외 시장에서 통한다"고 말했다.

◆영세한 규모 탓, 마케팅조차 쉽지 않아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영세한 기업 규모 탓에 해외 진출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의 경우 2015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40억 달러, 직원 수는 9천800명에 이르는 반면 국내 보안업체는 여기에 훨씬 못 미친다. SK인포섹, 안랩 정도만이 1천억원 대 매출을 기록하는 정도다.

그러다 보니 해외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거나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등의 해외 지원 조직 구성과 지속적인 마케팅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얘기다.

특히 정보보안, 물리보안을 포함한 정보보호 기업들의 80% 이상이 해외 지사나 법인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에 나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정보보호 지원 체계가 부족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 지원 거점 마련…"내년엔 미국 가능성"

그나마 미래창조과학부와 KISA가 지난해부터 신흥국 위주로 해외 진출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동남아(인도네시아), 중동(오만), 중나미(코스타리카), 아프리카(탄자니아)에 해외 진출을 위한 권역별 거점을 마련한 상태로 향후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요 발굴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일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KISA 오진영 해외사업팀장은 "정보보호 시장이 북미와 서유럽 위주에서 신흥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신규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 정보보호 모델에 관심이 많은 개도국을 중심으로 권역별 거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점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지사 역할 뿐 아니라 사업 수주을 위한 기술 전문가를 파견했다"며 "지금까지 KISA 운영예산을 활용했지만 사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엔 미국에도 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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