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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2020년까지 5조원" 넷마블의 새로운 꿈


'인간' 방준혁 "나는 진품 흙수저…3명의 사람과 2권의 책에 영향"

[문영수기자] "오는 2020년까지 매출 목표 5조원, 영업이익은 1조5천억원이다. 당장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숫자는 아니다. 단지 꿈을 이루기 위한 취지로 봐달라."

방준혁 의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장내에 모인 600여명의 넷마블게임즈 임직원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세간의 이목을 끈 넷마블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된 순간이었다.

지난 2011년 회사에 복귀한 방 의장이 1조원을 목표 매출로 제시할 당시만 해도 의구심을 나타냈던 임직원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목표를 기꺼이 이룰 수 있는 현실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방 의장이 품었던 새로운 '꿈'이 어느새 넷마블 임직원에까지 전파된 셈이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지난 29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넷마블게임즈 임직원 워크숍에서 2020년까지 연매출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넷마블을 텐센트·액티비전블리자드·일렉트로닉아츠(EA)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날 방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톱5에 진입하려면 오는 2020년까지 5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여기서 톱5란 모바일 게임에 국한되지 않은, 모든 게임사들을 망라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이 글로벌 톱5로 도약하려는 이유도 분명히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어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또 이같은 성과를 회사가 독차지 하지 않고 스톡옵션을 통해 전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한다면 매출의 70~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임직원들이 성취욕을 맛보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 흥행 게임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낸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북미와 유럽 등 서양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즈니, 에스지앤 등 유수한 해외 게임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용자 맞춤형 엔진인 '콜럼버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모두 넷마블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방 의장은 "넷마블의 성공 DNA는 혁신과 도전으로 경영진들은 책임이 두려워 현실에 안주하면 안된다"며 "흥행 산업이라는 특성상 늘 새로움에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방 의장 "나는 진품 흙수저"

방준혁 의장은 2000년대 창업한 게임포털 넷마블을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사로 이끈 주역이다. 탁월한 전략과 감각으로 인해 타고난 '승부사'로 통한다. 거듭된 흥행 실패로 좌초 위기에 처한 넷마블을 불과 5년 만에 넥슨에 이은 2위 게임사로 도약시켜 그의 경영 노하우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그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방준혁 의장의 경영철학과 개인사 등이 공개됐다. 특히 방 의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회자되고 있는 이른바 '수저 계급표'를 빗대 자신 역시 평범한 '흙수저'로 출발했다고 언급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방 의장은 "앞서 열린 신입사원 간담회에서 '의장님은 어떤 수저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나 역시 '진품 흙수저'였다"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한번도 내 집에서 살아본 적이 없었고 초등학교 때는 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서 신문배달을 하기도 했다. 이정도면 진품 흙수저가 아닐까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 최종학력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고2 때 자퇴했다. 학교에서 쫓겨난 것은 아니다. 다만 시험점수를 잘 맞기 위해 공부하는 짓이 바보처럼 느껴져 그만뒀다"고 말해 좌중을 놀래켰다.

그러면서 "가령 역사 과목의 경우, 역사서를 보고 당시 인물들은 어떠한 연구를 했으며 문화를 누렸는지 알고 싶었지 역사 시대의 순서를 외우는 공부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며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을 설득해 학교를 자퇴한 뒤 하고 싶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능력도 좋고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해 조금만 노력하고 포기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흙수저든 동수저든 자신이 처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모두 본인 손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보며 기업가 인식 바꿔

또한 방 의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에 영향을 미친 인사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을 비롯해 현대그룹을 창업한 고(故) 정주영 회장, 삼성그룹을 세운 고(故) 이병철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방 의장은 "어렸을 적 나는 기업가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가졌으나, '수출과 일자리 창출, 나라에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애국'이라는 윤윤수 회장의 기사를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주영 회장은 꿈을 목표로 하는 기업인, 이병철 회장은 전략가였다. 나의 경영은 이 두 요소를 섞었다. 사업을 진행할 때는 정주영 회장을, 구체적인 실행은 이병철 회장을 벤치마킹해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사업을 앞둔 후배를 위한 책으로 '논어'와 '손자병법'을 권하기도 했다.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이 세상사는 이치에 대해 논의한 바를 한 데 묶은 책으로, 방 의장은 이 책이 사람간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춘추전국시대의 병서인 손자병법을 통해서는 경쟁의 전략을 깨우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3인의 사람과 2권의 책을 통해 경영철학을 수립한 방준혁 의장은 철저한 계획을 통해 이뤄지는 ▲전략적 사고 ▲사람을 귀하게 쓰는 사람경영 ▲철저히 숫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숫자경영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우리경영 등 4대 핵심 경영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방 의장은 "개발사를 인수할 때 지분을 100% 인수하지 않고 50% 가량만 산다"며 "성공했을 때 넷마블과 해당 개발사의 이익이 서로 같아야 오랫동안 같이 간다. 이익이 같지 않으면 손해봤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먼서 "같은 이유로 회사가 성장할 경우 스톡옵션을 통해 직원들을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게 해야 한다"며 "공동체 의식, 주인 의식은 넷마블이 글로벌 메이저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력"이라고 강조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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