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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드라이버, 선결 과제는?


대리운전 호출 수수료·보험 등 서비스 정책안 '막바지'

[성상훈기자] 카카오의 신규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가 본격적인 시동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대리운전 업계의 병폐로 지적됐던 대리운전 종사자들의 근무 여건 개선 여부에도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드라이버는 내달 중으로 기사용 앱이 먼저 출시될 예정이며 카카오는 대리운전 기사 단체, 대리운전 업체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서비스 정책 마련을 위한 막바지 점검을 진행중이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 드라이버 앱의 호출 방식과 결제 시스템, 보험제도, 구체적인 서비스 정책 등을 점검하고 있다. 카카오는 내달 중으로 카카오 드라이버 기사 앱을 출시하고 상반기내 고객용 앱을 출시하게 된다.

◆카카오, 숙제 해결 어떻게?

지난해 11월 카카오는 수도권 5개 대리운전 기사 단체와 첫 공개 간담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대리운전 업계와 정책 마련을 위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대리운전 업체들은 카카오가 업계로 진출한다는 소식에 강하게 반발하며 시위까지 벌였지만 현재는 조금 누그러든 상황에서 카카오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리운전기사 단체들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이유는 '관행 개선 가능성' 때문이다.

전국대리기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리운전 기사 종사자는 전국 8만9천여명이며 서울에만 1만7천5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리운전 업체 수만해도 전국 8천여개. 매출 기준으로만 보면 2조원~2조5천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수입은 월평균 236만원 수준이지만 기존 업계 평균 수수료 20%(47만원)를 떼면 월평균 수입은 189만원이다. 여기서 대리운전 프로그램 사용료, 보험료, 통신비, 이동비, 식비 등을 빼면 실제 수입은 155만원 수준이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대리운전을 통한 수입은 날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수입과 더불어 업체를 통한 업무 귀속성이 너무 크다는게 가장 문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지난해 각 지역별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자료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 중 지난 3년간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기사들이 전체 80% 이상이다.

또한 대리운전 업체가 지시 불응시 잠금 조치, 오더 통제, 업체의 일방적인 요금 결정 등의 부당한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보험'이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사회 보험 미가입률은 전체 85% 이상이며 산재보험은 86% 이상이 가입돼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보험은 1년치 보험료를 선납하는 형태이고 이마저도 100명중 70명만 가입돼있고 나머지는 가입돼있지 않으며 가입 사실 조차 모른다"며 "보험 미가입자가 사고를 낼 경우 다른 가입자의 보험을 끌어다 처리하는 일종의 '돌려막기'도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리운전 기사들은 자신이 보험료를 내고 있으면서도 어떤 보험에 가입돼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료 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만큼 카카오가 어떤 형태로 프로세스를 구성할지가 대리운전 기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다만 카카오 드라이버의 호출 수수료와 보험 문제는 아직 구체적인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드라이버 서비스 초기에는 기사들이 기존 대리운전 업체와 병행할 것이 분명한만큼 카카오 드라이버 수수료 내에 보험료가 포함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스템 개선 가능성은 '청신호'

대리운전 업계 구도를 보면 가장 위에 대리운전 호출 프로그램 공급사가 있고, 그 밑에 대리운전 업체들의 연합이, 그 하단에 대리운전 기사들이 위치하는 '피라미드'형 구조다.

이용자가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고 대리운전 기사 호출을 하면, 호출 프로그램에 의해 업체와 기사가 배정된다. 이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대리운전 업체가 해당 콜을 공유하게 된다.

가령 A업체에 대리운전 호출을 신청했지만 B업체에 소속된 대리운전 기사가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용자가 기사에게 이용료를 지불하고 난 뒤의 수수료는 정작 A업체가 가져간다.

즉 서비스 호출과 기사 파견, 고객 서비스가 제각각 이뤄지다보니 서비스의 질은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대리운전 이용률이 점점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다.

대리운전 이용 건수는 2000년대 중반 일 평균 60만건에서 지난해 일 평균 48만건을 기록했으며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드라이버 기사용 앱이 기존 대리운전 호출 프로그램 역할을 하게 되면 이같은 업계 관행을 한번에 뒤바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수수료와 보험 문제는 카카오 드라이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 대리운전 호출 수수료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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