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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마케팅 경쟁'에 치우친 모바일 쇼핑, 이대론 안된다


[장유미기자] "모바일 쇼핑 사업으로 수익난 곳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최근 유통업계에선 '모바일 쇼핑 사업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을 언제까지 더 쏟아부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모바일 쇼핑 시장이 커질 것이란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 이 시장은 22조 원을 돌파했다. 스마트폰 대중화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올해는 30조 원, 2020년에는 1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시장과 달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백화점, 대형마트들도 이 시장에 모두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업태간 경계를 벗어나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무한 경쟁 체제 시대를 맞이했다. 각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물류·배송·결제 서비스 강화에 나섰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과도한 가격 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쇼핑 환경 속에 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업체들은 커나가는 모바일 쇼핑 시장과는 달리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탓에 모바일 사업에 마케팅 비용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며 단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매년 감당하기 힘든 빚만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모바일 쇼핑 시장의 중심에 선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매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014년 위메프와 티몬의 순수 자본 총액은 각 –817억3천557만 원, -872억3천344만 원이다. 쿠팡은 자산과 부채가 가장 많지만 아직까지 부채가 자산을 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0% 성장한 8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각 업체들은 이번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업계 선두 경쟁을 위해 지난해에도 물류·마케팅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이로 인해 시장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나가는 돈도 배 이상 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홈쇼핑 업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각 업체들은 TV홈쇼핑 성장이 예전 같지 않아지면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 모바일 쇼핑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영업이익 급감에 영향을 줬다. 모바일 취급고 비중은 높아졌으나 판촉비도 그만큼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홈쇼핑 외에도 모바일 쇼핑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의 대부분은 모두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마케팅 비용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각 업태의 차별성이 모호해 경쟁업체는 늘어난 데다, 저렴한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고객들이 많은 까닭에 충성 고객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 고객들이 앱을 방문한 순방문자수(UV)로 단골 고객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구매자가 얼마나 되는지 밝히기는 꺼려한다. 아직까지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고객들은 '가격'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메프가 지난달 대대적인 할인쿠폰 마케팅을 펼치면서 단숨에 순방문자수 1위를 차지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지난해 첫 구매 고객에게 쿠폰을 제공했던 쿠팡은 이를 중단하며 위메프에 밀렸다는 업계의 해석도 있다.

모바일 쇼핑 시장이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지금까지 이 시장이 커나갈 수 있었던 이유로 각 업체의 '가격 할인 및 마케팅 경쟁'이 일조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업체들은 이제 가격 경쟁에 휘둘리는 고객을 잡기 보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차별화 시킬지에 대해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모두가 비슷한 수준의 물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요즘,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은 좀 더 개인화되고 차별된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는 만큼 변심도 빠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제 각 업체들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가격 경쟁 외 다른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서비스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거나, 기존 고객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 능력을 키워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통해 올해는 모바일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는 유통업체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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