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MVP 썰전]⑥두산 민병헌, '5툴 플레이어' 승부수 걸다


대기만성형 '독종'…87년 황금세대 성공기 잇는다

[김형태기자] 김현수(28, 볼티모어)가 떠난 두산 베어스에서 지금 당장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투수 중에는 몇몇 선수의 이름이 금세 떠오르지만 포지션 플레이어 가운데 MVP 후보를 쉽게 꼽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나 최우수 선수가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는 분명히 있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한 명으로 부상한 민병헌(29)도 그 중 하나다.

◆타고난 5툴 플레이어

민병헌은 전통적인 의미의 '5툴 플레이어'다. 타격의 정확도, 파워, 빠른 발, 안정적인 수비력, 강한 어깨를 모두 보유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타고난 재능의 선수다. 다만 워낙 재능이 많다보니 어느 한 군데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한두 가지 분야에서만 탁월한 이른바 '1차원적인 선수(One Dimensional Player)'들에 비해 다소 손해를 보는 대목이다.

민병헌은 대기만성형이다. 큰 기대를 모으고 2006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무려 7년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13년에서야 잠재력이 발휘됐다. 119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OPS 0.867을 기록한 뒤 3년간 꾸준히 올스타급 성적을 올렸다. 특히 1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5리 12홈런 79타점을 기록한 2014년은 그의 개인 최고 시즌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에도 민병헌은 타율 3할3리 12홈런 75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홈런수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숫자에 어느 정도 가산점을 부여할 필요도 있다. 민병헌은 프로 1군 9시즌 모두를 타자에게 극히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보냈다.

◆타격폼 변화 승부수

민병헌은 향후 1∼2년이 무척 중요하다. '87년 황금세대' 동기들 중 엘리트들은 이미 큰 물에서 놀고 있다.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김현수는 현역 빅리거들이다. 그가 해외진출 의지를 밝힌 적은 없지만 조만간 '인생 역전'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항상 절박한 심정으로 운동하는 그이지만 올해야 말로 승부수를 걸 때다. 민병헌은 타격폼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 짧게 잡던 방망이를 길게 잡고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코너 외야수는 장타력이 받쳐줘야 상품가치가 올라간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기록한 12홈런이 개인 최다. 올해에는 가급적이면 홈런수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싶어하는 눈치다. 두산은 지난 1999년 OB에서 팀명이 바뀐 뒤 토종 MVP와 인연이 없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가 리그 최우수 선수로 등극한 게 전부다. OB 시절로 범위를 확장해도 MVP 배출은 3명 뿐이다. 1982년 박철순(투수)과 1995년 김상호(외야수), 그리고 1998년 타이론 우즈(1루수)다. 김상호 이후 20년간 중단된 두산의 토종 MVP, 민병헌이 과연 그 맥을 살릴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MVP 썰전]⑥두산 민병헌, '5툴 플레이어' 승부수 걸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