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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수집의 장…2차 드래프트, 이대로 괜찮나


신인만 5명 팀 옮겨, 2년차 선수도 3명…SK는 신인만 3명 지명

[정명의기자] 2차 드래프트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중견 선수들에게 활로를 열어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가 그 표본이다.

하지만 시행 결과, 유망주 수집의 장으로 일부 변질되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열린 '2015 KBO 2차 드래프트'에서는 무려 5명의 신인이 팀을 옮기게 됐다. 입단 2년차 선수도 3명이나 포함됐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기는 신인 선수는 최정용(삼성), 김웅빈(SK), 윤수호(kt), 김정민(한화), 박종욱(두산, 이상 전 소속 구단)이다. 이들 중 최정용과 김정민, 박종욱은 SK의 지명을 받았고 김웅빈은 넥센, 윤수호는 NC로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SK는 3명의 선수를 모두 신인으로 지명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 전력 보강에 나섰다.

입단 2년차 선수들 중에는 양형진(kt)이 롯데로, 심규범(롯데)이 NC로, 정광운(한화)이 삼성으로 이적이 결정됐다. 이들 중 대다수는 신인 드래프트 당시 상위 순번에 지명되며 큰 기대감 속에 프로에 데뷔했다.

SK를 비롯해 유망주들을 손에 넣은 팀들은 일단 미래가 든든해졌다. 하지만 반대로 빼앗긴 구단은 육성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신인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SK의 경우 3명의 새로운 신인을 얻었지만 소속팀 신인인 김웅빈을 넥센에 내주며 신인 간 트레이드를 벌인 셈이 됐다.

메이저리그 룰5 드래프트의 경우 어린 선수들은 자동으로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 그러나 KBO리그는 다르다.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 신인을 내준 구단들에게 정해진 금전적 보상이 주어질 뿐이다.

1라운드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1억원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그러나 이는 계약금과 연봉을 포함해 신인들에게 들어간 1년 간의 육성 비용과 비교하면 헐값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K의 경우 총 6억원의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유망 신인 3명을 손에 넣게 됐다.

유망주 유출 문제는 2차 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될 때부터 지적된 사항이었다. 2011년, 2013년에도 유망주들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겼다. 윤정우와 이윤학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차례나 팀을 옮기는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졌다.

2011년 KIA에 입단한 윤정우는 그 해 2차 드래프트로 LG에 입단한 뒤 이번 2차 드래프트로 친정팀 KIA에 복귀했다. 2013년 LG에서 데뷔했던 이윤학도 그 해 2차 드래프트로 kt행, 그리고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KIA행이 결정됐다.

이같은 현상은 키울 기회를 뺏기는 구단들은 물론, 팀을 옮기는 당사자인 신인 선수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 선수들의 경우 팀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적응을 이제 막 할 즈음 반 강제적으로 팀을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KBO도 제도 보완을 위해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2차 드래프트 기간을 3년으로 늘리거나, 당해년도 신인 중 일부를 보호선수 명단에 자동으로 편입시키는 방법 등이 KBO가 고려하는 내용이다. 분명 현재의 2차 드래프트 제도는 문제가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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