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청룡, 대종상과는 확연히 달랐다…기쁨과 감격의 시간


남녀주연상 유아인-이정현 감격 소감부터 시상자 재치 진행까지

[권혜림기자] 제36회 청룡영화상이 감격과 축하가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수상의 기쁨을 안은 배우들이 눈물어린 소감을 말하며 객석 동료들의 진심어린 박수를 받았고, 시상을 위해 행사를 찾은 배우들 역시 밝은 분위기 속에 기쁨을 나눴다. 낮은 참석률과 파행에 가까웠던 진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종상과 판이하게 달랐다. 올해의 마지막 대규모 영화 시상식인 만큼 영화계 안팎의 관심도 뜨거웠던 청룡의 뜨거웠던 순간들을 모아봤다.

2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배우 김혜수, 유준상의 사회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올해 첫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도'의 유아인이 남우주연상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 유아인, 넉살부터 감격까지

이날 시상자로 문정희의 함께 무대에 오른 유아인은 발랄한 호흡으로 영화제의 시상의 시작을 열었다. '베테랑'과 '사도' 두 편의 영화로 두루 사랑받은 유아인은 '베테랑' 속 재벌3세를 연기하며 돈을 마구 쓸 수 있어 좋지 않았는지 묻는 문정희의 질문에 "돈을 막 쓰는게 좋았을 수 있지만 두 작품 다 행복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영화 속 명대사로 꼽힌 "어이가 없네"를 직접 해 달라고 부탁한 문정희를 향해 "제가 무대울렁증이 있다. 이런 것을 시키시니 어이가 없네"라고 덧붙여 다시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하면 유아인은 '사도'로 노미네이트됐던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갔다. 그는 "제가 이런 무대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청심환 먹고 왔다. 제 것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사도'라는 작품으로 이렇게 상을 받았고, '베테랑'으로 올 한 해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준 덕분에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고 감격 소감을 밝혔다.

유아인은 "부끄럽다. 자랑스럽고 행복한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하고 나서기 싫은 순간이 더 많다. 항상 부끄러워하는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인간 배우가 되겠다"고 말해 많은 배우들의 박수를 받았다.

'매너남' 이민호, 신인남우상 경쟁한 최우식에 진심어린 축하

영화 '강남 1970'으로 청정원인기스타상을 수상한 이민호는 자신이 트로피를 놓친 신인남우상 수상자 최우식을 향해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아직은 사실 영화제 시상식은 낯설다. 참석만으로도 너무 훌륭하신 선배님들, 모든 분들과 함께 해 영광"이라며 "진심으로 '거인'의 최우식 분께 축하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덧붙여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그에 앞서 이민호는 이민호는 잘 생긴 외모 때문에 연기로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MC 김혜수의 말을 들으며 부끄러운듯 웃어보였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는지 묻자 "따로 없다. 열심히, 아직 많이 부족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 이정현, 20년 만에 안은 청룡 트로피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현은 "쟁쟁한 후보 분들이 있어서 상을 받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1996년 제17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데뷔작 '꽃잎'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았던 이정현은 20년 만에 다시 청룡 무대에서 영예를 안게 됐다. 그는 "너무 감사드린다 '꽃잎'으로 1996년에 오고 20만에 처음 청룡에 왔다. 너무 너무 재밌게 즐기다 가려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고 너무 감사하다"고 알렸다.

이어 "안국진 감독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좋은 영화 소개해 주신 박찬욱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이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더 많이 사랑받아서 한국영화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인여우상 이유영, 미용실 스태프 과거 언급한 솔직 소감

데뷔작인 영화 '봄'을 통해 영화계에서 다수의 신인상을 수상했던 이유영은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간신'으로 또 한 번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그는 미용실에서 헤어 스태프로 일했던 과거를 담담하게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상을 받을 줄 몰랐다"며 "설중매 역할이 어렵다고 감독님에게 징징 댔는데 연기 잘할거라고 믿어주신 민규동 감독님 감사하다. 상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유영은 '간신'을 위해 애썼던 단역 배우들에게도 영예를 돌렸다. 그는 "많은 여배우들이 추운 날씨에 시스루 한복을 입고 온몸을 던지며 연기했다"며 "함께 했던 수많은 여자배우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겸손한 소감을 알렸다.

"7년 전에는 미용실에서 헤어 스태프 일을 했다"고 말을 이어 간 이유영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생업을 포기하고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즐기려고 노력했다"며 "좋은 시작을 응원해줘 감사하다"고 답했다.

작년 수상자 조진웅, 재치만점 진행 빛났다

지난 2014년 제35회 시상식에서 영화 '끝까지 간다'로 조연상을 수상했던 조진웅은 이시영과 함께 올해 남녀조연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1년 전 수상을 축하하는 이시영의 말에 조진웅은 "1년 전인데, 늦어도 너무 늦은 것 아닌가"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하정우와 다시 호흡하게 된 조진웅은 이에 대해 "하정우 씨와 다시 연기하게 됐더라"고 이시영이 언급하자 "하정우 지겹다. 관객들의 소망이 있다면 남녀 케미로 만나고 싶다"고 알려 폭소를 자아냈다.

이날 남우조연상은 '국제시장' 오달수에게 돌아갔다. 조진웅 역시 '암살'로 후보에 올랐다. 그는 "남우조연상 후보로 제가 제 이름을 호명하니 어색하다"며 호명 직전까지도 마치 상을 기대하고 있는 양 장난스런 연기를 펼쳐 특유의 재치를 드러냈다.

다시 만난 '지붕킥' 콤비, 서신애-진지희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췄던 아역 배우 진지희와 서신애는 영화 OST 무대를 소개하기 위해 함께 올랐다. 최근 대학 수시 합격 소식을 전한 서신애가 "대학생이 됐다"고 근황을 알렸다. 관객들과 배우들의 놀라움 섞인 탄성을 자아냈다. 서신애는 "대학생이 되도 어리게만 봐서 걱정이다"고 깜찍한 걱정을 전했다.

진지희는 "성인이 되면 액션 영화가 해보고 싶다. 유아인 오빠와 해보고 싶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서신애는 "전 '뷰티인사이드' 한효주 언니처럼 연기 해보고 싶다. 남자친구가 유연석도 됐다가 박서준도 됐다가 러브라인이 부럽다"고 말했다. 이름이 호명된 배우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여우조연상 전혜진, 남편 이선균에 "오늘 늦을 것 같아"

'사도'로 영예를 안은 전혜진은 여배우의 삶을 살며 느꼈던 고민의 지점들을 알린 동시에 남편 이선균을 향해서도 재치있는 수상 소감을 알렸다.

그는 "'사도'를 찍으면서 영조와 사도 사이에서 둘 중 누구 하나라도 저버릴 수 없는 위치에서 너무 힘들었다"며 "오늘 또 두 분이 나란히 주연상 후보에 올랐더라.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제 친구가 조연 후보에 올랐다며 축하 메시지가 왔다. 누가 될 것 같냐 했더니 그 친구 왈 관객으로서 올해 정말 좋은 작품, 영화를 만들어준 분들이 받을 만 한 것 같다더라"며 "올해 정말 좋은 영화가 많았다. 모두 다 받을 자격이 있으신 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20대 초부터 영화를 시작했는데 하면서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저에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항상 고민하고 생각했었다"며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도를 찍고 난 뒤부터 이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감사히 여기려 노력 중"이라고 알렸다.

전혜진은 "오늘을 즐기려 한다. 여보 미안해. 오늘 좀 늦을 것 같아"라며 남편 이선균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 웃음을 알렸다. 이어 "'사도'라는 작품을 만나게 해 준 작가님들께 감사하다. 이 자리로 만들어주신 (호두엔터테인먼트의) 이정은 사장과 이선균,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총 18개 부문에서 시상이 진행됐다. 청정원 인기스타상과 청정원 단편영화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을 제외하면 15개 부문으로, 지난 2014년 11월1일부터 2015년 10월8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종합해 수상자(작)이 결정됐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청룡, 대종상과는 확연히 달랐다…기쁨과 감격의 시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