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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은 '황선홍 행님'과 단두대 매치를 기다린다


시즌 최종전 서울-포항 맞대결, 포항은 황 감독 고별전-ACL 직행 티켓 걸려

[이성필기자] "야! 정말 단두대 매치 하는 것 아니겠지?"

지난달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스플릿 라운드 그룹A(1~6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옆에 있던 최용수 FC서울 감독에게 말을 건넸다.

단두매 매치의 의미는 포항과 서울이 시즌 최종전에서 맞붙게 된 것을 두고 미리 걱정한 것이다. 상위권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두고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었다. 당시 FA컵 결승에 올라가 있던 서울이 인천을 꺾고 우승하기를 바라는 황 감독의 마음도 담겨 있었다. 서울이 우승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한다면 포항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순위 싸움에서 자리 걱정 하나는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이 FA컵 우승을 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 29일 최종전서 만나는 포항-서울전의 단두대 매치 의미는 다소 퇴색될 수 있었다. 그런데 황 감독이 포항과 재계약하지 않고 팀을 떠나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황 감독의 고별전이 돼버린 것이다. 또한 포항은 2위 자리를 수원에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아 챔피언스리그 직행이 아닌 플레이오프로 밀릴 수도 있다. 2위는 챔피언스리그 직행, 3위는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주어진다.

포항은 최종전에서 서울을 반드시 꺾고 수원이 전북에 지거나 비기기를 바라야 한다. 수원(64점), 포항(63점), 서울(62점) 순으로 순위가 늘어선 기막힌 상황이다. 서울은 큰 부담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29일 양 팀의 대결은 친한 선후배인 두 감독이 본의 아니게 단두대 매치를 벌이게 됐다.

최용수 감독은 욕심이 많지만, 황 감독과의 대결을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그는 지난 23일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황 감독은 내가 진짜 존경하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형이다. 행님(형님의 경상도 사투리)이 있어서 나도 발전했다. 한국 축구의 공격수 계보에 행님이 계시지 않는가. 행님은 대단한 분이다"라고 말했다.

두 감독은 지난 4년간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다. 2011년 최용수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달고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뒤 올해까지 총 5년을 기싸움을 벌였다. FA컵 8강, 챔피언스리그 8강 등 토너먼트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자주 만나 희비가 엇갈렸다.

최 감독은 "연락도 자주 하던 행님인데 감독이 된 이후에는 이기려고만 했다. 프로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박 터지도록 싸웠다. 그런데 행님과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된다. 기분이 묘하다"라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의 최종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어떨까, 그는 "행님의 마지막 경기에서 드릴 수 있는 선물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라고 본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서 치열하게 싸우겠다"라고 양보 없는 단두대 매치를 예고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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