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킹닷컴 저작권 소송 승리 '게임 베끼기'에 제동거나


아이디어·게임 규칙 저작권으로 인정…추가 소송 여부는 미정

[문영수기자] 영국 게임사 킹닷컴리미티드(이하 킹)가 국내 게임사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이하 아보카도)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향후 게임산업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을 통해 게임 규칙과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저작권을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게임 개발 표현에서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흥행에 성공한 게임을 베껴 출시하는 풍토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저작권 소송 판결이 담은 의미는

서울중앙지방법원(제12민사부)은 30일 열린 저작권침해금지 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인 킹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아보카도(피고)에게 '포레스트매니아' 등 도메인 사용을 금하고 킹(원고)에게 11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재판부는 선고일로부터 포레스트매니아의 서비스 중단일까지 매월 8천만여 원을 킹 측에 지급하고 소송비용 90%를 아보카도가 부담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원저작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아이디어에 대해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저작권을 인정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아이디어와 게임 규칙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전 법원 판례가 뒤집힌 것이다.

앞서 킹은 올해 4월 열린 3차 변론기일에서 게임의 고유한 전개 규칙과 배열 등에서 원저작자의 개성이 드러난다면 해당 저작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부 시스템은 동일하면서도 시각적 디자인만 바꾼 게임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 미국 법원의 판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킹은 3개의 퍼즐을 이어붙이는 이른바 '매치쓰리'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시각적 요소와 디자인, 조합 요소 ▲안내바를 비롯한 게임 중 눈에 보이는 요소▲특수 타일과 특수 효과 ▲게임 보드 및 배치도에서 두 게임의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 이용자의 게임 진척도를 나타내는 '맵 화면'의 경우 포레스트 매니아가 팜히어로사가와 동일한 '에스'(S)자 형태인 점과 화면 상단에 노출되는 안내바의 유사성, 일정 레벨 도달시 폭죽이 터지는 효과, 이용자에게 힌트를 제공하는 방식,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히어로 모드', 타일 배치를 비롯한 특징적 규칙과 조합 등에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강조했다.

아보카도는 두 게임의 전체적 느낌이 전혀 다르고 아이디어는 저작권 침해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또한 킹이 지적한 두 게임의 유사성은 필연적으로 유사할 수밖에 없는 '사실상의 표준'으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결국 관철시키지 못했다.

오세욱 킹닷컴코리아 지사장은 "우리의 독창적인 게임 저작권을 법원이 인정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게임업계에도 공정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흥행작 베끼기? 제동 걸릴 듯

이번 판결로 이후 흥행작을 베낀 뒤 그래픽만 바꾼 게임을 내놓는 개발 풍토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원작자의 고유한 아이디어와 게임규칙가 저작권의 인정을 받은만큼 이를 무작정 답습했다가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 한 대표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해외에서 성공한 흥행작을 신속히 베껴 시장에 내놓는 흐름이 있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원저작자의 아이디어를 인정하는 저작권 소송 판결이 나온 만큼 무작정 해외 게임을 베끼는 시도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보카도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킹이 이번 판결을 발판삼아 국내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저작권 소송을 벌일지 여부도 관심사로 부상했다.

앞서 게임업계는 아보카도와의 소송이 게임 저작권에 대한 국내 법원의 입장을 살펴보기 위한 '리트머스'적 소송이라고 해석한 바 있다.

오세욱 킹닷컴코리아 지사장은 추가 소송 진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킹닷컴 저작권 소송 승리 '게임 베끼기'에 제동거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