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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고속성장, kt 선전…형님팀들 긴장할 때


전통 인기구단 엘-롯-기, 8년만에 동반 PS 탈락…한화 8년 연속 들러리

[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는 놀랄 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kt 위즈도 1군 데뷔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9구단, 10구단으로 탄생한 동생들을 바라보는 형님 구단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NC는 올 시즌, '절대 강자' 삼성 라이온즈의 유일한 대항마 역할을 해냈다. 시즌 막판까지 삼성의 간담을 서늘케 하며 선두 경쟁을 벌였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지었다.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당초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성적이다.

kt도 시즌 전 '100패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최하위에 머물긴 했지만 신생팀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세웠다. 50승 이상을 거뒀다는 것이 의미있는 대목. 5위 경쟁팀들의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진 것 역시 kt의 분전과 연관이 있다.

반면 '엘-롯-기 동맹'으로 불리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07년 이후 8년만에 동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아픔을 맛봤다. 올 시즌 최고 인기구단으로 떠오른 한화 이글스 역시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하면서 성적 면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7위→3위→2위→?…NC, 앞으로가 더 무섭다

NC가 처음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3년. 당시 NC는 9개 구단 중 7위를 차지하며 무서운 막내의 등장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1군리그 참가 2년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NC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보유와 1군 엔트리 등에서 신생팀에게 주어진 2년 간의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 여기에 원종현의 대장암 판정으로 인한 전력 이탈, 임창민의 컨디션 저하 등으로 불펜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NC는 새얼굴들로 위기를 극복했다. 최금강, 임정호 등 무명 선수들이 불펜의 버팀목 역할을 하자 때마침 임창민이 싱싱한 구위를 갖고 돌아왔다. 여기에 타선은 테임즈를 필두로, 나성범, 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맹타를 휘둘렀다. 박민우와 김종호는 빠른발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교란시켰다.

물음표로 시작한 NC의 올 시즌은 큼지막한 느낌표로 끝났다. 5월에는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인 20승을 따냈고, 8월에도 19승을 거두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 시즌에 월간 19승 이상을 두 차례 기록한 것은 2008년 SK 와이번스에 이은 2번째다.

각종 대기록도 쏟아져나왔다. 사상 첫 100타점 트리오(테임즈 나성범 이호준)를 배출했고, 사상 첫 주전 9명 전원의 규정타석 진입이라는 역사도 썼다. 테임즈가 달성한 40홈런-40도루, 한 시즌 2차례 사이클링히트 역시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었다.

이제 NC는 누가 봐도 강팀이 됐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무서운 팀이 바로 NC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NC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100패 예상 비웃다…kt, 트레이드 이후 전혀 다른 팀

kt는 선수 수급 시점부터 바로 위 형님 구단인 NC보다 상황이 열악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2년 먼저 창단한 NC가 좋은 선수들을 많이 쓸어담았기 때문.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이루어지지 않아 '꼴찌는 떼논 당상'이라는 예상 속에 올 시즌을 맞았다.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는 듯했다. kt는 개막 11연패를 시작으로 5월5일까지 개막 한 달 이상이 지나도록 겨우 3승(26패)을 따내는 데 그쳤다. 승률은 1할3리. 처참한 수준이었다. 시즌 전 예상 100패를 기록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kt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LG와의 1대2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롯데와 4대5, NC와 1대2 등 총 3차례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여기에 부진하던 외국인 투수 시스코를 퇴출하고 타자 댄블랙을 영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트레이드 효과, 댄블랙의 가세가 어우러지며 kt는 전혀 다른 팀으로 재탄생했다.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간 kt의 성적은 33승33패 승률 5할이었다. 상승세가 9월까지 이어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더 이상 kt는 어느 팀도 얕잡아볼 수 없는 상대가 돼버렸다.

올 시즌 초반에 비해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데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도 쌓았다. 구단의 지원만 보태진다면 NC가 지난해 그랬듯, kt의 내년 시즌도 돌풍의 해가 될 수 있다.

◆엘-롯-기, 그리고 한화는…

LG는 9위, 롯데는 8위가 확정됐다. KIA는 6일 LG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공동 6위, 패할 경우 7위가 된다. 어쨌든 포스트시즌에는 나서지 못한다. 한화는 KIA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단독 6위 또는 공동 6위가 결정될 뿐이다.

LG는 지난 2년 간 가을잔치를 경험하며 지워버린 암흑기가 다시 도래할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올 시즌 보여준 경기력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하던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3년 연속, KIA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다. 롯데가 맨 먼저 5강 경쟁에서 떨어져 나갔고, KIA는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롯데가 기대 이하, KIA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는 해도 하위권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화는 벌써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성근 감독의 영입과 '마리한화' 열풍으로 인기나 흥행 면에서는 성공했지만 성적은 그렇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LG가 세운 최장 기간 포스트시즌 탈락인 10년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NC는 이미 강팀 반열에 올라선 분위기고 kt도 내년 시즌 달라질 모습이 기대되고 있다. 막내들의 성장 속에 자존심을 구긴 형님구단들이 내년 시즌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까.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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