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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사업 인수는 독이 든 성배?


레노버·MS 인수효과 '물음표'···팬택 부활 여부에 '이목'

[민혜정기자] '휴대폰 사업 인수는 독이 든 성배다.'

휴대폰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인수합병(M&A)를 통해 세계 정상을 꾀했던 글로벌 IT업체들이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고사하고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인수했던 레노버는 힘에 부치는 모양새고,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을 품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바일 사업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들 업체는 고가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 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에 밀리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꺾여 반등의 발판 마련조차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 주인을 맞을 팬택의 부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팬택을 인수할 '옵티스-쏠리드'는 생산설비 인수를 포기하고,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운 상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와 MS는 모바일 사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세계 5위권 스마트폰 업체인 레노버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0.9%에 불과했다. 3% 안팎이던 영업이익률이 1% 밑으로 떨어진 것. 매출은 107억달러(12조6천억원)로 전년동기대비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천600만달러(약 1천억원)로 67% 급감했다.

이 중 휴대폰 사업 매출은 모토로라 매출이 반영되지 않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 늘었지만, 반영됐던 전분기에 비해서는 26%가량 줄었다.

레노버는 지난해 10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 인수를 마무리하고,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부문 3위(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기준)를 차지했지만, 올 2분기에는 화웨이와 샤오미에 밀렸다.

레노버는 매출의 70%가 PC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레노버는 실적 발표후 전체 인력의 5% 수준인 3천2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해고 인원의 60% 가량인 모토로라 시카고 모바일 연구소의 5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모바일 사업 구조조정 '쓰나미'

MS는 지난 7월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휴대폰 부문 직원 7천800명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노키아 인수 비용을 포함한 76억달러(약 8조6천억원)와 구조조정 비용 8억5천만달러(약 9천억원)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키아 인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와관련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단말기 판매에 중점을 두지는 않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조조정 계획안 발표 후 사티아 나델라 CEO는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자립형 휴대폰 사업 구축에 더는 중점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MS는 기업 고객을 위한 휴대폰, 저가형 휴대폰, 윈도 팬들을 위한 전자기기를 소량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MS가 단말기 출시 보다는 운영체제(OS) 윈도 중심의 소프트웨어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처럼 레노버와 MS가 스마트폰 업체 인수를 발표했을 당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지만, 판매량 점유율 확대 외에는 큰 이득이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지 1년이 다됐지만 여전히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90%는 애플이, 10% 가량은 삼성 차지가 되고 있다. 돈을 버는 제조사가 두 업체 뿐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레노버나 MS가 물량 공세를 펼치기엔 샤오미, 오포 등 경쟁사들의 가격 공세가 매섭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을 팔면서 영업이익률 3%만 넘겨도 잘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성장세도 주춤해 삼성과 애플 외엔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워, 모토로라나 노키아 같은 과거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휴대폰 시장을 재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옵티스-쏠리드, 이변 쓸까

모토로라, 노키아가 M&A로 부활하지 못한 가운데 팬택의 재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팬택은 오는 11일 채권단 등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면 옵티스-쏠리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는다.

광디스크저장장치(ODD) 업체인 옵티스와 통신장비 회사인 쏠리드는 팬택의 브랜드와 특허권 등은 인수하지만, 김포공장과 AS센터 등은 청산하기로 했다.

레노버나 MS가 운영비용이 드는 생산공장까지 인수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또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국내 보다는 신흥 시장인 동남아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옵티스-쏠리드 관계자는 "팬택을 인수해 큰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팬택의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 중인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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