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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원종현의 그라운드 복귀, NC가 그리는 또 하나의 기적


대장암 완치 판정…김경문 감독 "마무리 훈련부터 몸 만들자"

[한상숙기자] NC 선수단은 25일 홈 LG전이 기다려진다. 원정 6연전을 끝내고 홈에서 LG와 맞붙는 날. 여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25일은 원종현이 암 완치 판정을 받은 뒤 처음으로 선수들과 만나는 날이다.

원종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치른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도중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1월 29일 수술대에 오른 원종현은 2월 실시한 조직검사 결과에서 다른 장기로 암세포의 전이 흔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반가운 소식은 이어졌다. 건강 회복에 집중해온 원종현이 18일 최종 검진에서 완치 판정을 받은 것이다. 원종현은 지옥같은 열두 번의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만 받으면 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18일 대전 원정 중 원종현의 전화를 받은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이의 목소리가 좋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원종현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2006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했으나 팔꿈치 부상을 당해 경찰청 제대 후 방출됐다. 야구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원종현은 2011년 말 NC 테스트에 참가해 두 번째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무명선수였던 원종현은 지난해 73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며 NC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시속 155㎞의 공을 던지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단순한 구속 문제가 아니다. 원종현의 '155㎞'는 투혼과 헌신을 상징했다.

NC는 원종현의 노력을 기억했다. 병마와 싸우는 원종현을 위해 시즌 전 유니폼을 제작할 때 선수단 모자에 원종현을 상징하는 '155㎞'를 새겨넣었다. 선수단이 오가는 불펜에도 '155㎞'라는 문구가 뚜렷하다. 떨어져 있지만 원종현과 항상 함께한다는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 구단과 선수들이 마음을 한데 모았다.

김경문 감독은 "차근차근 몸조리하다 보면 마무리훈련부터는 제대로 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한화 정현석을 보면 김 감독의 마음은 벌써 들뜬다. 위암 판정을 받았던 정현석은 위 3분의 2를 잘라내는 절제수술을 받고도 건강을 회복한 뒤 지난 5일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은 성공적인 복귀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정현석은 복귀 후 12경기에서 타율 3할5푼4리로 맹활약 중이다.

김 감독은 또 하나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정현석의 재기를 보며 종현이도 얼마나 돌아오고 싶겠나. 종현이는 공을 다시 던질 때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또 하나의 인간승리를 만들 수 있게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석 역시 복귀 후 원종현을 떠올리며 "나는 다행히 항암치료를 안 했는데, 원종현은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속상했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선수 아닌가.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보다 더 많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진심어린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종현이의 존재가 투수들이 분발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라운드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 감독은 벌써 원종현이 그라운드에서 던지고, 정현석이 때리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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