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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앱스토어, 구글에 발목잡힌 사연은?


정부-업계 '플랫폼 중립성' 해법 찾아야

[성상훈기자] 용산에 사는 김씨(44)는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앱스토어를 설치하려다 포기하고 말았다. 설치도 쉽지 않은데다 설치를 해봐야 원하는 앱을 다운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열어도 네이버 앱스토어가 검색목록에 나타나지 않았다. 네이버 포털에서 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 패키지의 'APK' 파일을 다운받아 수동 설치를 시도해도 오류가 빈번하게 일어나 포기하기 일쑤라고 사람들은 얘기한다.

설사 네이버 앱스토어를 다운받더라도 이 앱스토어에서 다른 앱을 다운받기가 불가능하거나 '알 수 없는 출처'라는 경고 메시지만 반복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유독 네이버 앱스토어만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이 니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네이버 앱스토어 설치에 대한 오류 관련 문의가 속속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시장 확산에 따라 정부와 업계, 학계가 하루빨리 '플랫폼 중립성'에 대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플랫폼 중립성이란 스마트폰 운영체계(OS)를 특정 사업자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공정한 룰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말한다.

즉, 네이버의 검색엔진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만 특혜를 제공한다면 플랫폼 중립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네이버 앱스토어의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같은 플랫폼에서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만들어져야 더 나은 서비스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소비자 편익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구글 "앱 배포 기능이 있으면 등록 불가능"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앱(게임) 배포 기능을 넣은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했다가 강제로 삭제 당한 바 있다.

네이버 앱스토어 앱이 설치되지 않는 것도 이와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네이버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되지만 네이버 앱스토어는 등록되지 않는다"며 "네이버 앱스토어 앱은 그 앱에 등록된 다른 앱들이 존재하며, 이들 앱이 악성코드에 감염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구글 통제 밖에 있는 앱의 문제를 구글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등록을 시킬 수 없다는 얘기다.

구글 측은 이는 네이버 앱스토어만이 아니라 삼성 갤럭시 앱스토어, SK텔레콤의 T스토어 등 타사 앱스토어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유독 네이버 측만 불리한 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네이버 앱스토어는 단말기 기본 탑재 앱이 아니지만 삼성 갤럭시 앱스토어는 제조사 앱 자격으로, T스토어는 통신사 앱 자격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탑재'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법 위반? '플랫폼 중립성' 2라운드

앞서 지난 2011년 네이버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구글의 검색엔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행위로 제소한바 있다.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구글의 검색엔진이 다른 포털의 경쟁 기회를 제한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2년 후인 2013년 구글은 공정위로부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이미 70% 검색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네이버를 감안하면 경쟁 제한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구글과 네이버의 관계는 관심 대상이다. 지난 6월 열린 서울대 공익산업법센터 제 47회 세미나에서도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및 앱스토어 관련 경쟁법 이슈' 라는 주제로 양 측의 갈등을 다룬 토론이 벌어졌다.

당시 이상승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앱 배포 기능을 가진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리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보지만 앱 시장의 지배력을 감안하면 경쟁법상 문제의 소지는 있다"며 "이에 따라 구글에 일부의 책임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교수는 "어떤 책임을 부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정재훈 변호사는 "네이버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에 들어오는 것은 백화점 안에 경쟁사 백화점이 들어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오히려 삼성, LG에게 (네이버 앱스토어를)기본 앱으로 탑재해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 검색중립성과 함께 플랫폼 중립성 문제도 디지털 시대의 핵심 인터넷 이슈"라며 "경쟁을 통한 서비스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플랫폼 중립성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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