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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친 신동빈' 세력 확장…신동주 수세 몰려


계열사 사장단 지지 얻은 차남 반격에 장남 중심 친족 세력 공세 주춤

[장유미기자]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날로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에서 '반(反) 신동빈' 세력을 향한 '친(親) 신동빈' 세력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 이후 친족을 중심으로 한 반 신동빈 세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가세로 승승장구하는 듯 했으나 신동빈 회장의 귀국과 동시에 바로 전세가 역전되는 분위기다.

또 연일 '폭로전'을 벌이던 신 전 부회장과 달리 '행동'을 앞세운 신 회장의 모습에 좀 더 신뢰를 느낀 그룹 안팎의 여론도 점차 차남인 신 회장에게 기우는 모습이다.

4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남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쓰쿠다 사장은 이날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에 무한신뢰를 드러내며 "'한국 사업 신동빈, 일본 사업 쓰쿠다' 체제가 매우 안정적"이라며 "한·일 롯데를 분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의 여론몰이로 수세에 몰렸던 신 회장을 위해 이날 '친 신동빈' 세력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은 형제간 대결에서 친족그룹과 경영진의 전략싸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또 이번 다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신격호의 남자'들이 대거 차남 신동빈의 우호세력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의 주 무대인 한국 롯데뿐 아니라 일본 롯데에서도 점차 그를 따르는 세력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향후 신 전 부회장의 우호세력 결집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들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장 이인원 부회장과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쓰쿠다 사장 등이다. 최근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명의로 작성된 해임 지시서에 신 회장과 함께 포함됐던 이들은 이제 '신동빈의 가신'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한 때 신 총괄회장 옆에서 오랫동안 그의 입과 귀 역할을 해왔던 인물. 지금은 신동빈 회장의 든든한 우군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지난 1973년 롯데호텔에 입사해 1987년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1997년 롯데백화점 대표에 올랐으며 19년간 롯데그룹에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또 다른 신격호의 남자로 주목받았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도 이날 공식적으로 자신이 친 신동빈 세력임을 공식화했다. 쓰쿠다 사장은 신 총괄회장에 의해 발탁됐지만 지난해 12월 신 전 부회장의 모든 직책을 이어받은 후 현재 신 회장이 일본 롯데를 장악하는 일을 돕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이사회도 주재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대표직에서 해임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사장은 지난 1990년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신 회장을 보필해왔던 인물. 그는 신 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각종 인수·합병(M&A)을 주도해왔으며 신 회장이 1995년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데리고 올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37명의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들도 신동빈 회장 지지를 공식화 하면서 '친 신동빈' 세력이 결집하는 양상이다.

◆반 신동빈 세력, 판세 역전 가능할까

이처럼 신 회장의 귀국 후 그를 따르는 우호세력들이 급격히 늘면서 반 신동빈 세력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날 일본으로 출국하려 했던 신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호텔에서 아버지 곁을 지키며 상황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반 신동빈 세력은 신 총괄회장의 셋째 남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과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가족 모임을 갖고 신 회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 신선호 사장은 지난달 31일 귀국과 동시에 신 전 부회장을 옹호하며 "신 총괄회장은 차남(신동빈 회장)에 회사를 탈취당했다고 여긴다"며 신 회장을 저격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 역시 지난달 29일 한국에 돌아온 후 줄곧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신 회장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후계 정통성'을 앞세워 자신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국내 일부 방송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 그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며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도 지난달 15일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 명을 불러 신 전 부회장 체제 구축에 협조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를 앞세워 '후계 정통성' 여론몰이에 성공했다고 여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귀국한 후 전세가 역전되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 같다"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의 추가적인 명분을 찾아야 하지만 한일 양국에서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 늘면서 빠른 반격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 전 부회장이 반 신동빈 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출국까지 미뤘지만 점차 수세에 몰리는 모습"이라며 "그동안 신 회장에 대한 폭로전을 펼친 것이 오히려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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