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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코치가 본 송은범, 무엇이 달라졌나


두산전 5이닝 2실점으로 443일 만의 선발승…"과감한 피칭 통했다"

[한상숙기자] "그 좋은 직구를 어떻게 사용할 지가 숙제였는데…"

한화 송은범이 좀처럼 풀리지 않던 숙제를 드디어 풀었다. 팀 선발진이 붕괴하기 직전인 위급한 상황에서, 송은범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 가장 좋은 성적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장원준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송은범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송은범은 FA 자격을 얻어 한화에 입단해 올 시즌 1승(구원승) 5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88에 그치고 있었다. 선발에서도, 중간에서도, 이름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송은범이 부진을 거듭한 사이, 한화 마운드는 서서히 지쳐갔다. 안영명은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유먼은 어깨 부상으로 방출됐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구를 한 구원진의 평균자책점도 점점 높아졌다.

위기의 순간, 송은범이 등장했다. 긴 부진의 터널을 지나 선발 5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팀의 10-2 승리에 발판을 놨다. 송은범의 선발승은 지난해 5월 11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443일 만이다. 선발승의 기쁨을 맛보는 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한화 덕아웃에도 활기가 돌았다. 그동안 송은범의 부진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는 "송은범이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내줬다. 그동안 불운한 경기가 많았는데, 오늘은 제 실력을 발휘했다"면서 활짝 웃었다.

직구가 열쇠였다. 니시모토 코치는 "그동안 송은범의 그 좋은 직구를 어떻게 사용할 지가 숙제였다. 오늘 변화구도 괜찮았지만, 직구가 빛을 발했다. 포수 조인성이 잘 이끌어냈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송은범은 최고 149㎞의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으로 두산 타자들을 상대했다. 간혹 커브도 섞었다. 송은범은 총 88구 중 53구를 직구로 선택하면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김성근 감독도 지적했듯, 그동안 송은범의 부진은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이었다. 니시모토 코치는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누구보다 강한 투수다. 볼이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하는데,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하니 승부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직구와 변화구의 팔 스윙이 차이 나기 시작하면서, 타자들은 송은범의 공에 타이밍 잡기가 수월해졌다.

부활을 간절하게 원하는 선수의 마음이 코치에게 닿았다. 니시모토 코치는 올스타 휴식기에 송은범과 마주 앉았다.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의미 없다. 자신을 바꿔야 한다. 전반기의 실패를 반복하면 안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던져라. 그동안의 성적은 잊고 다시 시작하자."

니시모토 코치는 "오늘 피칭의 의미는 남다르다. 송은범이 한 걸음 나아간 것을 확인한 경기"라면서 기뻐했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는 탈보트 뿐이었던 한화 마운드에 희망의 빛이 조금씩 비치고 있다. 지난 25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루키 김민우가 선발 등판해 4.2이닝 무피안타 1실점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에 송은범까지 선발다운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니시모토 코치는 "김민우의 호투가 좋은 자극이 됐을 것이다. 어려울 때는 베테랑이 잘해줘야 한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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