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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해도 설 곳 無"…음악방송은 '전쟁통'


"출연 요청팀만 100여팀, 중소 기획사는 한숨만"

[이미영기자] 올 여름 불꽃 튀는 컴백 전쟁 속 진짜 전쟁은 따로 있다. 수십여 팀의 컴백에 방송 출연이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오늘도 방송국을 찾는 매니저들의 한숨이 깊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아이돌 여름대전이 7월이 시작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빅뱅이 매달 새 음원을 발표하고 있고 씨스타와 AOA, 마마무, 나인뮤지스 등 걸그룹 대전이 가열되고 있다. 비투비, 방탄소년단, 틴탑 등 남자아이돌 그룹과 NS윤지, 홍대광, POTEN, 핫샷, 밍스 등도 활동 중이다. 이번주에는 소녀시대와 걸스데이 등이 컴백 무대를 치르며, 구하라, 갓세븐, 헬로비너스, 소나무, 스텔라, 여자친구 등이 컴백을 앞두고 있다. 비스트 B1A4 등 굵직한 보이그룹들 역시 올 여름 컴백을 앞두고 있으며, 여기에 신인이나 무명 가수까지 더해지면 셀 수 없는 가수들이 음악방송 출연을 기다리고 있다.

'컴백 전쟁'와 함께 매니저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가수 소속사 관계자들은 음악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음악방송 PD들과 미팅을 가진다. 매주 줄을 서고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는 게 이제는 흔한 풍경이 됐지만, 올 여름 컴백 전쟁이 시작되면서 그야말로 '역대급' 출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난주 지상파 한 음악방송, 현재 활동 중인 팀부터 컴백을 앞두고 있는 가수 소속사까지 미팅 요청자만 100여팀에 이르렀다. 그러나 무대에 선 출연 가수는 20여팀도 채 안 됐다. 이번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80여팀 넘게 줄을 섰다.

미팅 후에는 애타는 기다림이 있다. 출연 여부와 관련한 확답을 듣지 못하고 돌아오는 매니저들도 부지기수. 평소 PD와 돈독한 친분을 쌓은 매니저들도 "컴백팀이 넘쳐난다. 무대를 마련해주기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을 듣기 일쑤다.

대형 기획사나 인기 가수들에 밀린 중소 기획사 가수들의 방송 출연은 더 힘겹다. 신인이나 비인기 가수들에게 주어지는 자리는 한정돼 있어 그야말로 '박 터지는' 전쟁이 펼쳐진다. 심지어 매주 톱가수가 쏟아지는 요즘, 2곡 씩의 컴백 무대를 할애해 주면, 이들이 설 곳은 더 좁아진다. 신인들에게는 3분이 아닌 2분30초 가량으로 편곡해 무대를 준비해 달라는 요구도 있다.

한 군소 기획사 관계자는 "방송에 출연하는 20여팀 중 10여팀 이상이 이미 자리가 정해져있다. 몇 자리를 두고 수십여 팀이 피터지는 경쟁을 한다. 일부 대형 기획사에서는 소속 가수들의 활동 시기가 겹치는 경우도 많은 데다, 올 여름에는 거의 모든 기획사에서 아이돌 전쟁에 뛰어들고 있어 방송 잡기가 여의치 않다"고 한숨 쉬었다.

또다른 관계자는 "소속 가수가 방송 출연 여부를 묻는데 대답을 못 해줬다. 앨범을 내고 의욕이 넘치는 데 확답을 못 줘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하소연했다.

홍보 채널이 다변화 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이돌 그룹에게 있어 음악방송만큼 좋은 홍보 수단은 없다. 특히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댄스 그룹들이나 혹은 신인 가수들에게는 자신들의 무대를 보여주고 얼굴을 비출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

올 여름 아이돌의 컴백 대란 속 비아이돌 가수들의 소속사 역시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 한 발라드 가수의 관계자는 "데뷔한지 꽤 됐지만, 음악방송 출연이 쉽지 않을 뿐더러 어색하기도 하다. 아이돌 그룹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 속에서 발라드를 부르는 게 가끔은 '찬물을 끼얹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그래도 방송 출연을 접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기 가수들의 컴백에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상차림을 자랑하는 가요계. 뜨거운 경쟁은 흥미롭고, 쏟아지는 가수들을 취향대로 골라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 뒤에는 '내 가수'를 위한 매니저들의 눈물 겨운 노고가 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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