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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도 마라도나도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은 없었다


메시, 2015 코파아메리카 우승 실패

[최용재기자]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과거와 싸우고 있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가질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진, 자타공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바로 메시다. 우승, 득점왕, 득점 신기록 등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이루지 못한 것은 없다. 세계 최초로 발롱도르를 4회, 그것도 4회 연속 수상한 메시다.

따라서 메시에게 지금 라이벌은 없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메시의 유일한 라이벌로 평가 받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메시에게 뒤떨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메시는 유일한 존재다. 지금 세계 축구는 '메시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메시는 역사와 싸우고 있다. 메시는 현시대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선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메시로도, 메시의 업적으로도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는 하지만 많은 이들의 동의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메시에게는 부족한 하나가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단 한 번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원클럽맨이다. 그렇다면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메시가 뛸 수 있는 팀은 단 하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성인 대표팀으로서 일궈낸 업적이 단 하나도 없다. 수차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메시와 대표팀의 우승 인연은 없었다. 국가대표로서 메시는 절대 1인자가 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국가대표 메시가 초라하기에 여전히 메시는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와 싸우고 있는 메시 앞에 커다란 두 개의 벽이 있다. 바로 펠레와 마라도나다. 두 선수는 역대 최고의 선수를 거론할 때 항상 등장한다. 둘 중 누가 더 최고인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메시가 역대 최고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펠레와 마라도나가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을 수 있는 결정적 이유. 바로 세계 최고의 대회 월드컵 우승 트로피다. 소속팀 활약으로만 따지면, 수상 기록으로 따지만 메시가 이 두 전설 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런데 메시는 월드컵 우승이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면 당연히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한다는 '무언의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독일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메시에게는 불세출의 두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래서 메시는 2015 코파아메리카를 노렸다. 월드컵 다음으로 큰 메이저대회, '남미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코파아메리카였다.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올려놓았지만 결승에서 다시 미끄러졌다. 칠레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하늘은 이번에도 국가대표 메시에 우승 타이틀을 허락하지 않았다.

두 번의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전에서 좌절한 메시. 그렇지만 메시가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놓친 것은 아니다. 28세의 메시에 최소 2번의 메이저대회 기회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는 오는 2016년 코파아메리카 대회 설립 100주년 기념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코파아메리카다. 그리고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다.

메시 앞에 두 번의 메이저대회가 남아있다. 만약 메시가 코파아메리카와 월드컵을 연이어 품는다면 그 누구도 역대 최고라는 칭호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펠레도, 마라도나도 월드컵 우승컵은 있지만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은 없기 때문이다.

펠레의 전성기 시절 코파아메리카는 아르헨티나가 거의 독주를 하다시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펠레의 브라질에는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라도나의 전성기 때는 우루과이가 코파아메리카 최강자 위용을 뽐냈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 역시 코파아메리카 정상을 밟지 못했다.

따라서 메시가 코파아메리카를 품고, 월드컵까지 품는다면 역대 1인자가 될 수 있다. 또 코파아메리카를 놓치더라도 월드컵을 품을 수 있다면 두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월드컵 우승컵을 제외하고는 메시도 뒤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이 없어도 역사는 최고의 선수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 메시는 A매치 102경기에 뛰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했지만 펠레는 97경기, 마라도나는 91경기로 센추리클럽 가입에 실패했다. 그렇기에 메시에게는 다가오는 두 대회가 그 누구보다 간절할 수밖에 없다. 역대 최고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칠레와의 코파아메리카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이과인이 실축하는 순간 메시는 홀로 고개를 뒤로 돌리며 아쉬워했다. 메시가 얼마나 국가대표로서 결실을 맺고 싶어 하고, 메이저대회 우승이 얼마나 간절한지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앞으로 두 대회에서 메시가 어떤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세계 축구 역사는 메시를 다르게 평가할 것이다. 두 대회에서 결실을 낸다면, 특히 월드컵 정상을 차지한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다.

두 대회 모두 놓친다면 메시는 국가대표로서는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 것이다. 클럽 축구 최강자였지만 국가대표로서는 2인자를 벗어나지 못한, 펠레와 마라도나에 가려진 불운한 선수로 역사에 새겨질 것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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