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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스무살 된 홈쇼핑, 왜 천덕꾸러기가 됐을까


[장유미기자]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다. 최근 민법 개정으로 성년 기준 나이가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되면서 올해 성년을 맞은 사람은 1994년 7월 1일생부터 1995년생 전체가 해당된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이번에 성년이 된 곳이 있다. 바로 '홈쇼핑'이다.

국내에 홈쇼핑이 생긴 것은 지난 1995년이다. 당시 한국홈쇼핑(현 GS홈쇼핑)과 HSTV(현 CJ오쇼핑)만 방송을 시작했으며 이들은 출범 첫 해 34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업체 수는 6개로 늘어났고 연간 총거래액도 14조 원에 이른다.

어느덧 홈쇼핑 업계도 성년이 됐지만 축하는 커녕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임직원 비리를 시작으로 공정위, 검찰 조사를 통해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홈쇼핑이 마치 불공정행위의 온상이 된 형국이다. 이번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도 홈쇼핑이다.

한 때 홈쇼핑은 정부에서 채널 승인을 받은 사업자만 운영할 수 있어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까지 평가됐다. 국가가 만들어 준 진입 장벽이 홈쇼핑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또다른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채널 승인권이 홈쇼핑 업계에는 '양날의 검'이 된 모양새다. 노무현 정부를 제외하고 매번 추가 채널 승인이 이뤄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끊이지 않는 잡음에 규제당국만 늘어난 형국이다.

실제로 홈쇼핑 사업을 관할하는 정부기관은 다른 유통업계에 비해 많은 편이다. 과거에는 방통위와 공정위가 주무기관이었으나 이제는 미래부와 방심위 눈치까지 봐야한다. 이번 백수오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식약처, 한국소비자원 등도 말그대로 시어머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홈쇼핑 업계는 지금 출범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소비 침체와 모바일 시장 성장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줄고 있는데 갑질 논란에 공정위 과징금, 과장 광고 논란까지 지칠대로 지친 모습이다.

사실 문제가 된 백수오 제품은 식약처 등 관계기관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이를 판매했다 최근의 사태를 맞은 홈쇼핑 업체들도 피해자라면 피해자인 셈이다. 환불 등 과정에서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고 신뢰가 문제가 된 것은 잘못이지만 백수오 사태가 홈쇼핑 업계의 문제인양 몰아가는 게 맞는 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가짜 백수오'의 유해성 여부를 두고 식약처와 소비자원이 상반된 입장을 거듭하며 소비자 혼란을 키운 것을 보면 관계기관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지 되 묻고 싶다. 현재 상황은 식약처와 소비자원 사이의 싸움에 '홈쇼핑'의 등만 터지는 모양새다.

성년이 된 홈쇼핑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이면에는 이같은 정부의 관리감독의 문제, 밥그릇 싸움도 한 몫한 것은 아닌 지 곱씹어볼 일이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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