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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이 김한민 감독에게 남긴 것(인터뷰)


'명량'의 프리퀄 다큐 연출 및 출연

[권혜림기자] 지난 2014년 여름 극장가를 휩쓴 '명량' 흥행 신드롬은 작품의 메시지가 지닌 사회적 함의를 분석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현재 한국 사회에 부재하다고 여겨지는 '이순신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했고 또 누군가는 전례 없던 흥행 열기에서 광기를 읽어냈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에선 각 나라의 역사관에 비춰 영화의 서사를 파헤쳤다. 특히 일본에선 임진왜란의 역사적 의의가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크고 작은 논란으로 번지기도했다.

'명량' 그 후,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흥행의 기운에 도취되거나 논란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대신 이순신 장군의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계 최초의 프리퀄 다큐멘터리 영화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감독 정세교, 김한민/ 제작 빅스톤 픽쳐스)는 그 여정을 담은 김 감독의 이야기다.

'명량: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준비하며 걸었던 수군재건로를 걸어보며 명량 그 직전의 긴박했던 장군의 행적을 따라가보는 대장정 프로젝트다. 극 영화 '명량'의 장군선에 탑승했던 배우 장준녕, 이해영과 일본군 첩자 준사 역을 맡았던 일본인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김한민 감독과 함께 했다.

영화의 개봉을 앞둔 김한민 감독은 다소 들뜬 얼굴이었다. 수군재건로를 걸으며 점차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는 그는 지난 2014년 '명량' 개봉 당시보다 꼭 10kg의 체중을 감량한 상태였다. 가벼워진 몸만큼 표정도 목소리도 더욱 유쾌해졌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연출을 맡은 동시에 직접 출연을 하기도 한 김한민 감독은 '명량:회오리 바다를 향하여'의 첫 촬영을 앞뒀던 당시를 떠올리며 "촬영 전날 '내가 어떤 바보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싶었다"면서도 "감독이 진실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첫날엔 좀 어색했지만 금방 익숙해지더라"는 말도 보탰다.

"작년 영화 '명량'에서 못 다룬 수군 재건 과정,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됐던 폄하 발언들, 입장이 정 반대인 이웃 나라의 이야기 등을 이 참에 다큐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명량' 이후 뭔가 허전하고 아쉬운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엔 방점을 찍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분은 영화를 본 뒤 '이 영화를 위해 '명량'을 만드신 것 아니냐'고 묻는데, 굉장히 기분이 좋았죠. 이 영화를 찍은 것이 '울궈먹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반증 같아서요."

여정을 함께 했던 배우들 중 가장 시선을 뺏는 이는 역시 일본인인 오타니 료헤이다. 한국과는 다른 역사관을 지녔을 일본 국민이지만 극 영화 '명량' 이후 그는 오히려 한국인들보다도 충무공 이순신의 삶에 더 깊은 관심을 품게된 듯 보였다.

김한민 감독은 "의외로 관객들이 오타니 료헤이와 같은 시각으로 영화를 보게 되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는 시각도 가지고 있으니 료헤이는 좋고 또 중요한 축이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과 일본이 나와 료헤이 같은 관계였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감독은 지난 2014년 '명량'이 기록했던 1천700만여 명이라는 기록적인 흥행 스코어에 압도되는 기분을 느꼈음을 수 차례 고백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역대 최고 관객수'라는 흥행사를 쓴 '명량'을 가리켜 "완전히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천만을 넘었을 때만 해도 목표 달성을 했다는 생각을 했지만 1천500백만 명부터는 부담이 됐고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알렸다.

"1천600만, 1천700만 명의 관객이 들면서부터는 이 스코어의 뜻이 무엇인지, 계시가 무엇인지에 집중하게 됐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역사를 통해 회한하고 싶어한다는 생각, 자긍심을 갈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지점들에서 책임감 있게 역사물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헀다. 너무 늦지 않게 3부작을 잘 만들어야겠다고도 느꼈고요. 부담감을 안 가지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방법 중 강력한 것은 원래 계획했던 영화들에 대한 준비겠죠. 그에 더 신경을 많이 쓰려 했어요."

김한민 감독이 프리퀄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면서까지 염원하는 것은 "이순신에 대한 열기가 작년의 뜨거움으로 그치지 않고, 온기가 돼서 꾸준히 가는 것"이다. 그는 "이번 영화가 교육적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며 "에듀테인먼트로 재밌게 제시된다면 한다"고 답했다. 이어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취한 것은 보다 직접적인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재밌게 봐 주신 분들이 많아서 무척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최근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의 유족들에게도 영화가 힘을 줄 수 있길 바랐다. 김 감독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사건과 관련해 답답하고 풀리지 않는 면이 있는 상황인데, 그 분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한다"고 알렸다.

한편 '명량: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는 오는 5월7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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