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접전 상황의 폭투로 이용규의 슈퍼 캐치가 빛을 잃었다.
한화는 23일 잠실 LG전에서 2-5로 졌다. LG가 12안타, 5볼넷을 얻고도 5득점에 그치는 동안 한화가 따라잡을 기회는 충분했다. 그러나 결국 '한 방'이 터지지 않아 LG에 무릎을 꿇었다.
한화의 실점 상황에서는 연이은 폭투가 문제였다. 1회말 LG 선두타자 오지환이 좌중간 쪽 2루타로 출루한 뒤 정성훈의 유격수 땅볼 때 3루까지 달렸다. 한화 선발 배영수가 다음 박용택 타석에서 던진 초구가 포수 뒤로 빠졌고, 그 사이 오지환이 홈으로 들어왔다. 적시타가 아닌 폭투로 내준 선취점이라 한화로서는 아쉬웠다.
선취점을 내준 한화는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2회말 1사 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김용의가 도루로 3루까지 진루한 뒤 최경철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았다. 한화는 3회 김용의의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고 0-3으로 뒤졌다.
4회 두 번째 폭투가 나왔는데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2사 1루 이병규(7번)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기현이 폭투로 주자를 2루로 보냈다. 이병규가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 2루에 몰렸으나, 이진영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실점을 막았다.
한화는 5회초 최진행의 투런포가 터져 2-3까지 쫓아갔다. 대량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쳐왔던 LG의 흐름이라면 역전도 가능한 분위기였다.
6회말 수비 때 이용규의 그림같은 호수비로 한화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박용택의 중견수 쪽 적시타가 터져 2-4로 점수가 벌어진 뒤 계속된 2사 1, 3루 추가실점 위기. 이병규(9번)의 큼지막한 타구가 외야로 향했고, 중견수 이용규가 공을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글러브 끝으로 바닥을 향하는 공을 아슬아슬하게 건져냈다. 이에 이병규는 심판 합의 판정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닝 교대 상황에서는 10초 안에 심판 합의판정 신청 여부를 정해야 하는 룰 때문에 LG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LG의 좋은 흐름이 이용규의 호수비로 끊겼으니 한화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올 수 있었다. 그러나 7회초 김경언과 김태균, 최진행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총 7구 만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김경언과 김태균은 나란히 바뀐 투수 정찬헌의 초구를 건드려 뜬공과 땅볼로 아웃됐다.
7회말 한화의 실점 과정은 더 아쉬웠다. 김용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3루에서 송창식의 폭투로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또 폭투에 의한 실점이 나왔고 이는 쐐기점이 됐다. 경기는 LG의 5-2 승리로 끝났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경기 후 "상대 찬스를 잘 막기는 했지만, 쉽게 찬스를 만들어준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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