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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베트남 지목 '왜?'


조 단위 투자 집행해 가전·휴대폰 생산

[민혜정기자] 삼성과 LG가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중국 시장의 인건비가 급증하고,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베트남이 중국을 잇는 제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것.

이는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투자 지원책과 질 좋고 값싼 노동력이 큰 몫을 했다. 여기에 국경 인근에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을 고려하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가교 역할로서 입지 조건이 좋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LG전자는 베트남 하이퐁에 약 80만㎡(24만2천평)규모의 '하이퐁 캠퍼스'를 조성하고 2013년 하반기부터 향후 15년간(2028년까지) 약 15억 달러(약 1조6천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LG전자는 기존에 베트남 내수공급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흥이옌(TV, 휴대폰)과 하이퐁(세탁기, 청소기, 에어컨)생산공장을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할 계획이다.

'하이퐁 캠퍼스'에서는 TV, 휴대폰,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등을 생산한다.베트남 내수공급 및 원가경쟁력을 내세워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로 수출한다. IVI를 약 1천681만대, 세탁기를 약 150만대 수준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태국에서 가동 중인 연간 60만대 규모의 TV 생산시설도 조만간 하이퐁 복합공단으로 옮길 계획이다.

삼성 역시 베트남을 중국에 이은 글로벌 생산 기지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베트남에서 이미 집행했거나 집행할 예정인 투자 규모가 약 80억 달러(약 8조8천억원)에 이르며, 현 투자확대 추세를 감안할 때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늘어나는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TV 중심의 소비자가전(CE) 복합단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소비자가전 복합단지 규모는 70만㎡(약 21만평)로 투자금액은 5억6천만 달러(약 6천2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서 TV 중심의 소비자 가전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는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늘어난 소비자 가전의 중·장기 수요를 맞추게 될 것"이라며 "TV 사업의 글로벌 1위 신화를 지속하기 위한 생산기지로 활용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전 복합단지 외에도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닝성에서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박닝성 옌퐁공단에서 연산 1억2천만대 규모의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타이응웬성에도 20억 달러를 투자한 제2 휴대폰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박닝성에 이어 타이응웬성 공장까지 본격 가동되는 올해는 2억4천만대의 휴대폰이 생산돼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최대 휴대폰 생산기지로 거듭난다.

삼성전자는 타이응웬성 공장 부지에 추가로 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타이응웬성 공장 투자는 기존의 투자분 20억 달러를 포함해 모두 50억 달러로 늘어났다.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에 12억3천만달러를 들여 휴대폰 부품공장을 짓고 최근 시험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박닝성에 10억 달러 규모의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 차원····국내 제조업 위기감은 커져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뛰어드는 것은 인건비가 싸고 세금 혜택이 많은 많은 베트남에서 제품을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90~120달러 선으로 중국 평균 약 30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인구 9천만명 중 30세 이하가 50%를 웃돌 정도로 젊은 노동력이 많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마진이 적고, 휴대폰은 중국 업체들과 상대해야 하다보니 생산 단가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세금 혜택이 많고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생산기지를 육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 LG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중국, 베트남 등을 생산기지로 육성하면서 국내 제조업계에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협력사들 사이에서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업체들에 대한 아우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제조업은 지난 40년간 국내 경제의 근간이 돼 왔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미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의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수출 실적이 마이너스로 역전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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