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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규제' 마주한 게임업계 '겜심'까지 잡아야


게임 규제 반발하던 이용자, 확률형 규제엔 찬성

[문영수기자]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맞닥뜨린 게임업계가 이번엔 게이머들의 '민심'까지 다스려야 하는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장 정우택 의원(새누리)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안(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후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규제 반대를 고수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해당 규제를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기대값이 낮다" vs "확률 장난은 규제해야"

규제 입법을 찬성한 게이머들은 국내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직설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게이머는 "확률형 아이템은 현금을 통해 구매하는데도 획득할 수 있는 물건의 기대값이 굉장히 낮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게이머는 "게임사들의 유료 아이템 확률 장난은 규제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강제적 셧다운제', '4대 중독법' 등 앞서 게임 규제들이 추진될 때마다 게임사들의 편이 되어 반대 여론을 형성했던 게이머들이 이번 확률형 아이템 규제 만큼은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할 경우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 비율, 획득확률, 보상 아이템의 가치 등에 대한 정보를 게임 이용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용자들의 과소비 및 사행 요소를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게임업계는 이같은 입법 시도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온 정부 기조와 맞지 않고, 영업 기밀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 시행을 앞두고 이같은 입법이 추진돼 게임업계는 크게 반발하는 상태.

안타깝게도 게임사들의 이같은 반대 입장은 게이머들의 온전한 지지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게임사 확률 낚시에 게이머들 뿔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원인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 지향적 비즈니스를 향한 게이머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위정현 콘텐츠경영연구소장(중앙대 교수)은 "최근 성장세가 정체된 국내 게임사들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확률형 아이템으로 매출 극대화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것이 결국 일정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게임사들은 게이머들을 유혹할 양질의 아이템을 내놓고 이를 획득하는 확률을 조절, 이른바 '낚시'를 시도해 게이머들의 반감을 사왔다"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없이도 성공하는 외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사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아트와 비즈니스가 공존해야 하는 게임산업이 오직 비즈니스 쪽으로만 치닫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게임사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추진 반대 목소리도

정치권의 게임 규제 시도는 위험하며 추후 포괄적인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우려스럽다는 여론 역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확률형 아이템 등을) 법으로 제한하면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독이 될 것", "추가적인 규제가 이어질 수 있다" 등의 의견들을 내고 있다.

위 교수 역시 "산업 생태계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용자들로 구성된 제3의 공동체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에 경고 하는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등 업계 스스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게임업계는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를 주축으로 지난 해 11월 건전 게임문화 조성 및 무분별한 유료 아이템 구매를 막기 위한 자율규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의 결과물 범위를 공개하고 모니터링 기구를 운영해 사후 관리에 집중한다는 자율규제안을 올해 상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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