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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깨운 김학범, 선수 조련 마법 발휘?


선수 발굴의 귀재, 성남 경쟁력 상승 효과까지 노려

[이성필기자] "앞선 경기에서는 전략적인 후반 투입이었다. 오늘은 황의조의 몸이 괜찮아서 선발로 내세웠다."

'학범슨' 김학범 성남FC 감독은 3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을 2-0 승리로 이끈 주역 황의조의 선발 투입에 대해 치밀한 계산이 담긴 기용이었다고 전했다.

원톱 황의조는 그동안 성남에서 김동섭의 보조 역할에 머물러왔다. 성남의 유스팀인 풍생중, 고교를 거쳐 연세대에서 이름을 알리며 2013년 입단했지만, 교체로 나서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황의조는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한 한 방으로 성남에 시민구단 첫 챔피언스리그 승리라는 값진 기록을 안겼다. 지난달 24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1차전에서도 후반 18분 김동섭을 대신해 투입돼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1-2로 추격하는 등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감바전에서는 몸 상태가 괜찮아 선발로 내세웠다. 스스로 페널티킥도 만들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피지컬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상당히 좋아졌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의조는 동계훈련 내내 체력 관리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성남 관계자는 "체력 테스트를 하면 항상 상위권에 있었다.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거르지 않는 등 생존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의 심리전도 황의조를 깨우는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멀티포지션 소화도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원톱 요원인 황의조는 감바전에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좌우를 쉼 없이 교차해 오가면서 성남의 두 골 모두에 관여했다. 전반 8분 감바 미드필더 오구라 쇼헤이를 상대로 얻은 페널티킥은 김 감독의 말대로 피지컬을 앞세워 돌파를 시도한 결과였다.

오구라는 후반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2012 런던 올림픽 한국대표팀 동메달 주역으로 감바에서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오재석은 "오구라는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 전반적으로 힘에서 밀린 경기였다"라며 황의조가 감바 진영 미드필드를 허물면서 분위기가 갈렸다고 분석했다.

황의조의 분전은 포지션 경쟁자인 김동섭에게는 자극제다. 김 감독은 "김동섭도 피지컬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 공격진은 로테이션을 해야 한다.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보다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얘기했다.

지난해 9월 시즌 중 전격적으로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에게는 선수단 파악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FA컵 우승을 일궈내며 단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또, 겨우내 체력과 전술 훈련을 강화시켜 성남 내부의 경쟁 체제도 구축했다. 부리람 원정경기에서는 첫 경기에다 현지 무더위까지 겹쳐 힘들었지만 이번 감바전을 통해 이기기 위한 축구가 무엇인지도 보여줬다. 선수단의 정신력도 알아서 다잡았다.

이제 남은 것은 김 감독의 맞춤처방이 장기전인 정규리그에서도 통하는 지 확인하는 일이다. 선수 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 감독이 황의조를 필두로 얼마나 많은 자원의 잠재력을 깨울지, 이번 시즌 K리그에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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