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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택현 코치 "임지섭은 굽기 전 도자기 상태"


힘 빼고 던지기에 중점, 아직 기복 있지만 5선발 유력 후보 부상

[정명의기자] "(임)지섭이는 아직 화로에 들어가기 전 도자기다."

류택현 LG 트윈스 투수코치가 전담 지도하고 있는 좌완 유망주 임지섭(20)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류 코치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임지섭의 지도를 전담하고 있다. 일종의 개인 과외 선생님과도 같은 존재. 그만큼 임지섭에 대한 LG 구단의 기대는 크다.

임지섭은 2014년 1차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했다. 190㎝의 장신에서 뿜어져나오는 시속 150㎞대 강속구가 임지섭의 주무기. 지난해 3월30일 두산을 상대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06년 한화 시절의 류현진 이후 8년만에 나온 고졸 신인투수의 데뷔전 승리 기록이었다.

하지만 임지섭은 이후 3차례 더 1군 무대에 등판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임지섭의 프로생활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5월28일 화성 히어로즈를 상대로 2이닝 4피안타 7볼넷 9실점으로 무너진 이후 마운드에 오르는 임지섭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지는 모습에 양상문 감독이 조치를 내린 것이다. 실전 마운드에 오르는 것보다 긴 안목으로 투구 밸런스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그 때부터 임지섭의 곁에는 류 코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기 시작했다.

임지섭으로서는 운이 좋았다. 아무리 기대주라고는 해도 구단에서 코치 한 명을 전담으로 붙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당시 류 코치는 현역 지속과 은퇴의 기로에 있는 상태였다. 정식 코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임지섭을 전담해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임지섭은 5선발 후보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임지섭의 성장 속도가 빨라 예정보다 임지섭의 1군 등판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실전 등판을 통해 구위를 점검 중이다. 22일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6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도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꾸준함을 시험받는다.

류 코치는 임지섭의 전담 지도에 대해 "지섭이는 운이 좋다. 어떻게 내 상황이랑 타이밍이 딱 맞았다"며 "아직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차이를 보인다. 최근에는 힘을 빼고 던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처음엔 70~80%의 힘으로도 좋은 공을 던졌지만 다음 등판 땐 또 세게 던지려고 하더라"고 최근 훈련의 중점 사항을 설명했다.

이어 류 코치는 "지섭이는 자신의 투구에 굉장히 예민한 성격이다. 평소 성격은 무덤덤하지만 투구에 관해서는 그렇지 않다. 아직 남아 있는 볼넷에 대한 트라우마를 잊어버려야 한다"며 "화로에 들어가기 전 도자기라고 보면 된다. 조금만 잘못 만지면 찌그러지고 모양이 변할 수 있는 상태다. 화로 속에 들어갔다 나와 굳어져야 색도 입히고 무늬도 새겨넣을 수 있다"고 임지섭의 상태를 도자기에 비유했다.

류 코치의 말은 아직 임지섭의 투구 매커니즘이 정립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일단 기본적인 투구 밸런스를 확실히 잡아놔야 구속 증가, 구종 추가 등 세부적인 사항에도 신경을 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6일 요코하마전은 임지섭에게는 중요한 등판이 될 전망. 나흘 전 호투를 재현하느냐, 또 다시 기복을 보이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행여 도자기에 작은 상처라도 생길까 노심초사하는 도예가처럼 류택현 코치도 임지섭의 등판을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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