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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전면전' 엔씨·넷마블 기자회견 관전 포인트 세가지


지분 맞교환 통해 연합전선 구축…그들의 속내는

[문영수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가 17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는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연합전선을 형성한 배경을 밝히기 위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등 양사를 대표하는 핵심 인사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는 이들이 발표할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 연휴를 불과 하루 앞두고 벌어진 '빅 이벤트'에 어떤 말들이 오갈지 게임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 주식 2만9천214주(9.8%)를 약 3천800억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고 17일 오전에는 자사주 195만 주(8.93%)를 3천911억 원에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는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 8.9%의 의결권을 살리기 위해 넷마블게임즈와 지분 맞교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과 전면전 벌인다

이번 긴급 기자회견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와 연합전선을 형성한 근본적 이유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 및 '사업 제휴 및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정'이라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이번 지분 맞교환이 결국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를 시도하고 있는 넥슨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넷마블게임즈 지분과 맞바꾼다면 엔씨소프트는 기존 김택진 대표 보유 지분 9.98%에 의결권을 갖춘 우호지분(넷마블게임즈) 8.9%를 더해 총 18.88%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15.08%를 보유한 최대주주 넥슨보다 지분 상 우위를 점하게 되는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경영 참여 우려를 말끔히 종식시킬 수 있다.

즉 넷마블게임즈에 대한 지분 투자는 곧 넥슨과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엔씨소프트 경영진의 의사표명이었던 셈이다. 아울러 국내 게임업계 3위인 넷마블게임즈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질문들이 양사 경영진을 향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모바일 판도 지배할까

이번 '빅딜'은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떼놓고 봐도 충분히 큰 의미를 지닌다. 최근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해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이뤄진 행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1위 입지를 다진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넷마블게임즈와의 연합전선 구축은 엔씨소프트 입장에서 그간 발목을 붙들려온 모바일 게임 사업 '리스크'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임에 틀림이 없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해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즈' 등 자사 유망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비롯해 '프로젝트 혼', '리니지 이터널' 등 대작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해당 라인업은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으나, 모바일 게임 배급망이 전무하다시피한 엔씨소프트로서는 이들 게임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각종 흥행작들을 배출하며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사로 도약한 넷마블게임즈와 손잡는다면 이같은 우려는 자연히 해소된다. 나아가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이자 지난 해 초 약 5천300억 원을 넷마블게임즈에 투자한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와의 밀접한 협력 구도도 타진해 볼 수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를 노리는 엔씨소프트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배팅이라는 얘기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양사가 발표할 협업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돌연 손잡은 이유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괄목할만한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3년 새 연매출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넷마블게임즈가 돌연 엔씨소프트와 연합전선을 형성한 배경도 이번 긴급 기자회견에서 주목해야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불과 1년여 전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로부터 5천3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넷마블게임즈가 1년 여 만에 3천8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수혈받은 이유가 궁금하다.

해석은 분분하다. 먼저 넷마블게임즈가 오픈마켓 등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넷마블스토어'라는 명칭의 상표권(출원번호4 520150001377)을 정식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회사 측은 "상표권만 출원했을 뿐 관련 계획은 전혀 없다"며 부인했지만, 게임업계는 넷마블게임즈가 그간 준비한 자체 플랫폼 도전을 시작한게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때 필요한 막대한 양의 마케팅 비용 등을 대비하고자 엔씨소프트 자금 유치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할 경우 넷마블게임즈가 구축한 국내 1위 모바일 퍼블리셔라는 입지가 흔들릴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해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20%에 이르는 등 넥슨이 그간 약점으로 지적되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넷마블게임즈가 이같은 넥슨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엔씨소프트와 연합전선을 구축, 무게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긴급 기자회견에서 양사가 그리는 협업안의 실체가 드러날 예정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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