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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연임만 보장' 넥슨·엔씨소프트 치열한 경영 분쟁


넥슨, 엔씨 경영 개입 공식화하며 윤송이·김택헌 견제까지

[문영수기자] 적어도 김택진 대표의 연임을 놓고 오는 3월 열릴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넥슨(대표 박지원)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의결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은 사라졌다. 넥슨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 뜻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복잡한 문제가 남았다. 넥슨이 ▲김택진 대표를 제외한 이외 사내 이사직을 요구했고 ▲김 대표의 최측근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과 김택헌 전무를 직접 겨냥한 비등기임원 보수 내역 공개 요구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 및 부동산 매각 제안 등 적극적인 경영 참여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넥슨이 주주총회 의안과 관련해 다른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김택진 대표 연임을 제외한 나머지 의안을 두고 엔씨소프트와 치열한 표싸움을 벌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27일 넥슨의 엔씨소프트 경영 참여 선언으로 촉발된 두 회사간 갈등은 이에 따라 더욱 첨예한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사가 극적인 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넥슨, 엔씨소프트 이사회 참여 공식화

넥슨이 6일 공개한 주주제안 공문의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넥슨이 이사회 참여를 공식화하는 등 최대주주(15.08%)로 있는 엔씨소프트 경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넥슨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김택진 현 대표 이외의 이사가 사임 등의 이유로 인해 후임 이사를 선임하거나 추가적으로 이사를 새로이 선임하고자 하는 경우 넥슨이 이사 후보자를 주주총회 의안 제안일 이전까지 추천할 예정"이라는 뜻을 엔씨소프트 측에 전달했다. 김택진 대표는 그대로 두되 다른 이사진에 대해서는 넥슨이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현 엔씨소프트 경영진의 해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다만 공석이 생길 경우 넥슨이 추천하는 후보자를 제안하고 싶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택진 대표의 유임에 대해 넥슨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사내 이사 파견에 대해 극렬 반대 입장을 드러낸 만큼 넥슨 측의 이같은 의견이 양사의 합의점에 도달할 지는 알 수 없다.

◆넥슨, 김택진 대표 최측근 윤송이·김택헌 정조준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과 동생 김택헌 전무를 정조준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넥슨은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자중 5억 원 이상의 연간 보수를 받는 자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에 대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두고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과 동생 김택헌 전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하며 최대주주의 권한을 넘어서는 월권 행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5억 원 이상의 연간 보수를 받는 등기 임원의 경우 법으로 그 보수를 공개하게 돼 있으나 비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라는 것은 개인정보 침해이자 월권"이라며 "법을 뛰어넘는 요구"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반해 넥슨 측은 "특정인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 아니며 회사 전반적으로 투명한 지배 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투명한 경영과 책임있는 경영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봐달라"고 언급했다.

◆엔씨소프트의 부동산과 자사주 소각 문제도 마찰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의 처분과 현재 엔씨소프트가 보유 중인 자사주 8.9%(195만8천583주)의 소각 제안 역시 양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서울 삼성동에 보유한 토지 및 건물이 핵심 영업 활동에 투입되지 않는 비영업용 자산으로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엔씨소프트의 자본 비용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경암빌딩 및 엔씨타워 및 관련 토지를 매각하고 이를 통해 개선된 수익을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에 재투자, 그 수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해 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적정성 여부를 따져서 검토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매각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넥슨 측 제안과 달리 운용 수익률을 예상한 결과 오히려 임대수익이 훨씬 이익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부동산을 그대로 두는 편이 훨씬 더 안정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에 있어서도 실제로 사용되는 부분이 소규모에 불과하고 자사주를 활용한 M&A도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해 '가용성이 떨어지는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넥슨은 이같은 이유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중 임직원 인센티브를 위해 활용할 계획에 있는 일정 부분을 제외하고는 소각해 줄 것을 엔씨소프트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어느 방안이 더 효율적일지 적정성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27일 넥슨재팬(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이 지분 용도를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변경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주식의 15.08%를 보유한 1대주주로 지난 3일에는 내용증명 형태로 엔씨소프트에 주주제안 공문을 발송하며 이사회 참가 및 이사선임, 엔씨 보유 자사주 소각과 김택진 대표의 특수관계인으로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과 산정 기준 공개를 공식 요청하며 적극적인 경영 참여 의지를 밝혔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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