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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 최고 성과, 군데렐라 이정협-왼쪽지배자 김진수 발굴


대표팀이 안고 있던 고민 일시에 해결, 선수층도 두꺼워져

[이성필기자] 무명을 스타로 만들고 고민거리도 단번에 해결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대표팀은 원톱 부재와 2014 브라질월드컵 실패로 인한 국민적인 비판 여론을 견디며 팀을 재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아시안컵에서도 잘 해야 3~4위 정도의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치밀하게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그가 지휘한 A매치는 호주 입성 전까지 4경기에 불과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대회직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것까지 포함해도 5경기로 아시안컵을 준비했다.

한국을 넘으려는 국가들은 달랐다. 우즈베키스탄은 12월에만 4번의 A매치를 집중적으로 치렀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였던 오만도 걸프컵과 2번의 친선경기를 통해 적응력을 키우며 위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외적 요인에 신경 쓰지 않고 선수 발굴에 집중했다. 12월 중순 제주도 서귀포에 국가대표 후보들을 불러 모아 훈련을 시키며 원석 캐내기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이정협(상주 상무)이라는 무명의 공격수를 찾아냈다. 이정협은 자체 평가전에서 헌신적인 수비 가담과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얻었고 깜짝 대표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래도 과연 큰 무대에서 통하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정협 선발 당시 일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의 걱정과 반대도 있었다. 흔한 연령별 대표팀 한 번 거쳐보지도 않았고 프로 입문 후에도 주전이 아닌 조커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던 그였기에 믿음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이정협은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 데뷔골을 터뜨리며 놀라게 하더니 호주와의 예선 3차전에서 몸을 던지며 결승골을 넣었다. 또,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자신의 장점인 신장을 이용해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누가 봐도 스타 탄생이었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의 부상 부재를 완벽하게 날려버린 이정협의 활약이었다.

왼쪽 풀백 적임자도 찾아냈다. 김진수(호펜하임)를 전 경기 풀타임으로 내보내며 신뢰를 보냈고 김진수는 놀라운 기량으로 화답했다. 박주호(마인츠05)는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시켜 효과를 봤고,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날개로도 기용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그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확인한 것이다.

김진수는 끈기와 성실함으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연장 전반 손흥민(레버쿠젠)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이라크전에서도 예리한 프리킥으로 이정협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확실한 풀백 자원이 귀한 시대에 왼발잡이 김진수의 안정적인 정착은 반가운 일이다. 이영표(현 KBS 해설위원)의 대표 은퇴 후 후계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한국 축구의 숙제도 해소해줬다. 김진수는 나이 스물셋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10년은 왼쪽 측면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거의 중용되지 않았던 국가대표 '3번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최고의 수문장으로 만들었다. 볼 처리 등에서 약간의 미숙함은 있었지만,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를 불안감 없이 지켜보게 만든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김진현의 신들린 듯한 선방은 김승규(울산 현대), 정성룡(수원 삼성)의 아성을 일거에 깨트리며 앞으로 경쟁 구도를 더욱 재미있게 했다.

이 외에도 김주영(FC서울), 조영철(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장현수(광저우 부리), 한교원(전북 현대) 등을 적절히 활용하며 기존 대표팀 단골멤버들의 긴장도를 높였다.

한국 대표팀은 31일 개최국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1-2로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수확은 적지 않았고, 점진적 리빌딩을 시도하며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목표로 전진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발굴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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