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넥슨·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해법은 결별?


싸워봐야 손해 "원점으로 돌리는게 피해 최소화" 주장

[문영수기자] 지난 27일 넥슨재팬(대표 오웬 마호니, 이하 넥슨)의 '경영 참여 선언'으로 촉발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지분 정리를 통한 결별로 끝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는 두 회사의 갈등이 오래 지속될수록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고 국내 1·2위 게임사간 분쟁이 한국 게임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상호 마찰과 접점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결별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강력한 것은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주식을 사들여 결별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김택진 대표가 지분율을 넥슨 이상으로 높이는 방법이 가능하다.

문제는 양사간 거래가 성사되려면 주당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고 어느 정도의 지분을 매각할 것인지 양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데 있다. 여러 상황을 감안해 봐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곳은 넥슨이다. 넥슨이 협조하지 않으면 엔씨소프트로서는 경영권 분쟁을 끝내기까지의 과정이 고단하기만 하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예정된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표 대결(의결권)을 벌이는 최악의 상황 이전에 양사가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8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8일 성명을 통해 "김정주 회장과 김택진 대표는 당초 협업해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진 2012년 초심으로 돌아가 지금의 사태를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 '너무도 다른 DNA' 분쟁 계속해도 얻을 것 없는 싸움

넥슨은 지난 27일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투자 목적 변경 이유로 "기존의 협업 구조로는 급변하는 IT 업계의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긴박해진 게임 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과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적극 참여해 양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강하게 반발했다. 넥슨의 경영 참여 시도가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사의 DNA가 달라' 자칫 핵심 개발자들이 이탈하고 국내 최고 개발사라는 입지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사내 이사를 파견한다 해도 엔씨소프트를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입장차를 보일 경우 회사 창업자이자 상징적 의미가 큰 김택진 대표의 의견이 넥슨보다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같은 상황을 막고자 넥슨이 오는 3월 임기를 마치는 김택진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한 실정. 엔씨소프트가 김택진 대표 중심의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지분 경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엔씨소프트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국민연금을 비롯, 대주주들과 접촉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사내 이사 파견이 아닌 협업의 형태 또한 양사가 거둘 실익은 높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마비노기2'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협업을 시도했지만 개발 및 사업 DNA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분쟁 해결의 해답은? 깔끔한 결별이 최선!"

양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 상황을 타개할 최선의 대안은 역시 결별이다.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매입했던 당초 목적을 달성 못한 만큼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맞다는 분석에서다.

두 회사가 지분으로 엮인 것은 지난 2012년 6월로 미국의 유명 게임사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가 목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빅딜' 성사 자금을 마련하고자 김택진 대표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간 거래 규모는 8천45억 원으로 주당 25만 원으로 책정해서 나온 금액이다. 두 회사간 빅딜이 공시됐던 2012년 6월 13일 종가가 26만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래에 '경영권 프리미엄'은 없었던 셈이다.

문제는 EA 인수라는 목표가 실패했고 두 회사의 '애매한' 관계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며 주가하락이 이어졌다는 데서 비롯됐다. 투자자에게는 투자 실패의 화살이 날아갔고 매각한 자는 경영권 간섭이라는 위협이 뒤따랐다. 촉발된 결과는 우정도 날려버린 경영권 분쟁이었다.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을 엔씨소프트가 재매입해 지분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분 매입을 경영권 분쟁을 해결할 돌파구 중 한 가지로 인식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양사 모두 대화를 강조하는 만큼 합리적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고 했다.

하지만 칼자루는 쥔 대주주 넥슨은 아직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넥슨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넥슨·엔씨소프트 경영권 분쟁 해법은 결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