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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병용 '제2의 안태영' 우선 목표


고양 원더스 출신 투수에서 타자 전환…외야 유망주 평가

[류한준기자] "당장 성공의 문이 열릴 줄 알았죠."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2군) 선수단은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군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나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면 퓨처스 선수단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퓨처스 선수들도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다. 오는 2월 2일 대만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퓨처스 스프링캠프를 갖는 셈이다.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퓨처스 선수단 내부 경쟁은 치열하다. 이들 중에서 '사연'이 없는 선수를 찾기란 더 힘들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조금 더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우투우타 외야수인 이병용이다.

◆두 번째 입는 프로 유니폼 그래서 더 특별하다

롯데는 지난해 9월 22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출신 선수 두 명을 영입했다. 이병용은 안형권(내야수)과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병용은 프로 입단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2007년 삼성 라이온즈에 2차지명(6순위)됐다. 그는 "탄탄한 앞길만 있을 줄 알았다"며 "당시 내가 너무 자만했다"고 말했다.

신인의 패기로만 1군 진입은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했다.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오른팔을 다친 것이다.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까지 갔다. 시즌이 끝난 뒤 이병용은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때까지는 야구를 포기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부상을 떨치고 나면 기회가 쉽게 찾아올 줄 알았다. 병역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상무(국군체육부대)나 경찰청은 언감생심 일반 현역병으로 복무하게됐다.

이병용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특전교육사령부(특교단)에서 근무했다. 글러브와 공 대신 K-1 기관단총과 낙하산 장비를 손에 쥐었다. 상병 시절인 2010년 낙하훈련을 받던 도중 허리를 크게 다쳤다. 성남시에 있는 국군통합병원으로 후송됐고 결국 허리 수술을 받았다. 부상 정도가 심해 의병제대를 했다.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치명적일 수 있다. 게다가 병역의무를 수행하다 다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당시 아버지마저 몸이 안좋아졌다. 이병용이 가장 노릇을 해야했다. 야구와 인연이 그렇게 끝나나 싶었다.

이병용은 아르바이트도 하고 새 직업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야구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사회인야구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선배 안태영(넥센 히어로즈)를 알게됐고 2013년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 선수로 입단했다. 삼성 유니폼을 벗은지 6년 만이다.

◆차세대 중장거리포 평가 '퓨처스 성적이 먼저'

고양 원더스 입단 첫 해 이병용은 덩치만 좋았을 뿐 평범한 선수였다. 더 이상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기 때문에 타자로 포지션을 바꿨다. 당시 팀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성근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병용을 외야수로 돌렸다.

김 감독은 2013시즌이 끝난 뒤 이병용에게 호된 훈련을 시켰다. 이병용은 "당시에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다. '왜 내게만 더 혹독하게 하실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병용은 그시간을 참고 견뎠다. 그는 지난 시즌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8푼9리(144타수 25안타)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가 쳐낸 25안타 중에서 2루타가 10개, 3루타가 3개, 홈런이 하나였다. 눈에 띄는 장타율이었고 이는 롯데가 이병용에게 관심을 가질만한 기록이었다. 그는 "김 감독님에게 지금은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병용은 롤모델이 있다.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걸었던 안태영이다. 안태영은 넥센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안 선배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자리는 없었다"고 했다.

이병용은 조급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보여준게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부터 차근 차근히 실력을 쌓고 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류전을 치르긴 했지만 기존 구단 입장에선 아무래도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거둔 성적을 100% 인정하지는 않는다. 이병용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롯데 퓨처스 코칭스태프는 이병용도 대만 전훈 참가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만큼 가능성을 봤고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키 189cm 몸무게 97kg의 당당한 체격도 갖췄기 때문에 중장거리형 타자로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병용은 "나는 컨택트형 타자가 더 나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나 퓨처스에서 보인 기록과 하드웨어는 전자쪽에 더 가깝다. 이병용은 "열심히 한다는 건 기본"이라며 "퓨처스에서 먼저 잘해야 또 다른 기회가 오지 않겠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준우(경찰청)가 빠진 롯데 외야진에는 중장거리포를 갖춘 우타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모르지만 이병용이 기대만큼 성장한다면 향후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조이뉴스24 상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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