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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1분]전반 14분, 케이힐이 보여준 희생의 몸짓


아시안컵 호주-UAE와 4강전, 1-0에서 수비수 시선 이끌며 추가골에 공헌

[이성필기자] 27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뉴캐슬의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호주-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4강전에서 승부에 영향을 끼친 최고의 1분은 전반 14분 호주의 에이스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이 보여준 강렬한 희생의 몸짓이었다.

호주는 최강 전력으로 UAE를 상대했다. "호주가 결승전에 올라올 것으로 확신한다"라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대로 호주는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교체로 내세웠던 케이힐, 메튜 레키(잉골슈타트), 로비 크루스(레버쿠젠) 등 주전들을 모두 선발로 내보냈다.

일찌감치 승부를 내고 싶었던 호주는 처음부터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으로 UAE를 흔들었다. UAE의 공격을 풀어내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에게는 세 명이 달라붙어 공을 가로채며 연계플레이를 차단했다.

높이와 힘에서 우세였던 호주는 자신들의 강점을 마음껏 활용했다. 전반 4분 코너킥에서 나온 트렌트 세인스버리(PFC 츠볼레)의 헤딩 선제골도 앞에서 힘과 신장을 앞세운 동료들이 수비수들의 시선을 유도해 얻은 결과였다,

UAE에도 충분히 기회는 있었다. 원톱 아메드 칼릴(알 아흘리)의 움직임이 굼떴지만, 오마르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패스로 골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UAE의 기회는 날아갔다. 14분 호주 제이슨 데이비슨(웨스트브롬위치 알비언)에게 추가 실점하며 일찍 점수가 벌어졌다. 초반에 주도권을 뺏긴 UAE를 허망하게 만든 골이었다. 일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벌여 올라온 UAE로선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더욱 몸이 무거워지는 실점이었다.

두 번째 실점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케이힐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케이힐은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되는 가로지르기를 받기 위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몸을 던졌다. UAE는 두 명의 수비수가 케이힐을 방어했다. 수비수들의 시선이 케이힐에게 쏠렸고 볼은 왼쪽으로 흘렀다. 공간이 비었고 마시모 루옹고(스윈던타운)가 내준 볼을 데이비슨이 손쉽게 골로 연결했다.

UAE는 0-2로 끌려가면서 추격 의지를 잃었다. 4강까지 올라왔지만 흐름을 뺏어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경기 운영 능력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보이지 않는 희생의 움직임을 보인 케이힐 덕분에 호주는 손쉽게 경기를 주도했다.

2-0이 된 뒤에도 케이힐은 멈추지 않았다. 제공권의 황제답게 공중볼 싸움에서는 무조건 승리했다. UAE의 빌드업 상황에서는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에도 이런 양상은 마찬가지였고 16분 UAE 골키퍼 마제드 나세르(알 아흘리)와의 헤딩 경합에서도 상당한 점프력을 보여줬다. 비신사적인 행위라며 따진 나세르와의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케이힐은 22분 토미 주리치(웨스턴 시드니)와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호주 홈관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호주 입장에서는 정신적 리더가 열심히 뛰어주니 충분히 동기부여가 됐다.

한국은 결승에서 만나게 된 호주를 상대할 때 케이힐을 완벽하게 봉쇄해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확인했다. 케이힐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골키퍼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고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당당함을 보였다. 결승전에서는 더 과격해질 것이 뻔하다. 경기 흐름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케이힐의 기를 초반부터 확실히 눌러주는 것이 중요함을 UAE가 확실히 확인시켜줬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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