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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 축구'의 위험성, 일본이 한국에 전하는 '교훈'


일본, 8강전 극심한 골 가뭄으로 UAE에 져 탈락

[최용재기자] 일본 축구도 '늪 축구'에 빠졌다. 그리고 헤어나오지 못하고 8강에서 탈락했다.

일본 대표팀은 23일 오후(한국시간)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펼쳐진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 UAE(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4강에 오르지 못했고 1996년 이후 19년 만에 8강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경기는 일본이 압도했다. 일본은 정확한 패스와 빼어난 조직력으로 UAE를 요리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점유율은 높았고 슈팅수도 많았지만 일본은 침묵했다. 일본은 수없이 많은 슈팅을 때렸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안 들어가도 그렇게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다. 꼭 늪에서 허우적대는 '늪 축구'에 빠진 것만 같았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빼어난 모습을 보였고,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고의 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일본은 1차전 팔레스타인 4-0, 2차전 이라크 1-0, 3차전 요르단 2-0 승리까지 단 1골도 허용하지 않고 조별예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일본 역시 8강에서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일단 수비에서 무너졌다. 일본은 전반 7분 알리 마브코트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일본의 대회 무실점 행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실점을 했으면 공격으로 풀어야 했다. 일본은 조별예선에서 7골을 폭발시켰다. 혼다, 가가와, 오카자키 등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들이 일본대표팀에 포진해 있다. 하지만 일본은 골을 넣지 못했다. 마지막 결정력이 없었다. 골 기회는 잘 만들었지만 일본의 결정적 슈팅은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공격이 늪에 빠진 것이다.

일본은 후반 35분 시바사키가 가까스로 동점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일본은 90분 내에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했고,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에서도 일본은 늪 축구를 계속했다. 경기는 압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극심한 골결정력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일본 축구는 승부차기에서 UAE에 패배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슈팅 숫자는 무려 35-3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렇지만 골은 1골에 그쳤다. 늪 축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일본의 늪 축구가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한국 역시 이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 축구는 조별예선에서 극심한 골 결정력 부족으로 3경기 모두 1-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오만, 쿠웨이트전에서는 경기를 압도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처음으로 2골을 넣기는 했지만 이미 90분이 지나 연장전에서 나온 골이었다. 또 '마의 1골'을 넘어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격력에서는 부족한 점을 많이 드러냈다. 90분 안에 결정지었어야 하고 또 2골이 완벽하게 늪 축구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4강전부터 반드시 개선돼야 할 점이다. 한국이 정상을 노린다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더 높은 집중력, 더 높은 결정력으로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일본 역시 객관적 우세라고 평가 받았지만 UAE에 덜미를 잡혔다. UAE가 잘 해서 잡힌 것이 아니라 일본이 못해서 스스로의 늪에 빠진 것이다.

한국 역시 그러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일본의 UAE전 모습은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 경기를 압도했지만 골을 넣지 못하는, 압도적인 슈팅수에도 결정력에서는 비슷한, 약체를 상대로 골 결정력에 시달리는 모습이 비슷하다.

한국의 4강 상대는 한국보다 약체로 평가 받는 이라크다. 이라크를 상대로 다시 늪에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라크가 강해서가 아니라 한국 스스로 늪에 빠져 허우적댈 수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많은 골이 필요하다. 무실점으로 가다가 1실점을 하면 당황할 수 있고, 많은 기회 속에서도 결정을 짓지 못한다면 끝까지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한국보다 약체인 이라크에 잡힐 수 있다. 일본이 쓰라린 패배를 하면서, 8강 탈락으로 전해온 '교훈'이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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