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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가 '실수'한 남태희에게 전하는 말


남태희,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결정적 골 찬스 놓쳐

[최용재기자] 남태희(24, 레퀴야)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남태희는 22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이 선제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0-0 상황이던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기성용이 문전 쇄도하던 남태희에게 완벽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남태희가 발만 갖다대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공은 남태희의 발을 살짝 스치며 옆으로 흘러나갔다.

한국이 전후반 90분 동안 가장 골에 근접했던 최고의 순간을 남태희가 놓쳐버린 것이다. 한국이 90분 안에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결정적 기회를 남태희가 날려버린 것이다. 이는 분명 남태희의 치명적 실수였다.

전후반을 0-0으로 비겨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갔고,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2골이 터져 한국은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4강에 오른 것이다. 다행이었다. 이는 남태희를 살린 승리라 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승리하지 못하고, 한국이 4강에 올라서지 못했다면 결정적 찬스에서 실수를 한 남태희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을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공격수들이 안고 있는 '운명'이다. 골 기회를 놓치면 역적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공격수들이 이런 것들을 감내하고 경기에 나선다. 그리고 비난도 버텨내고 일어서 다시 골 사냥에 나선다. 모든 공격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현재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 선수 중 이런 과정을 가장 많이 겪은 이는 누구일까. 바로 이근호(30, 엘 자이시)다. 이근호는 비난과 환호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멋진 골로 한국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가 하면 치명적인 실수로 한국대표팀을 침체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겪은 이근호는 이제 공격수의 운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실수를 했다고 해서 주눅들지 않는다. 핑계도 대지 않는다. 비난을 피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훈련을 하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서 골을 노린다. 그런 과정을 통해 비난을 환호로 바꾼다.

어려움을 겪어본 이근호가 남태희에게 조언을 했다. 이근호에게 남태희는 대표팀 후배이자 같이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하는 후배이기도 하다. 두 선수는 진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다. 이근호는 "남태희는 축구 천재다. 그렇게 잘 하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카타르에서도 남태희의 위상은 대단하다"며 남태희에 대한 애정을 전한 바 있다.

우즈베키스탄전 후 만난 이근호는 일단 남태희가 골 찬스를 놓친 장면을 회상했다. 이근호는 그 장면이 남태희에게 온 완벽한 기회는 아니라고 했다. 밖에서 보면 완벽한 찬스처럼 보였지만 가까이서 지켜본 이근호의 생각은 달랐다.

이근호는 "남태희가 놓친 상황을 멀리서 보면 완벽한 찬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는 것은 다르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더 정확히 보인다. 나 역시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봤다. 완벽한 기회는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공이 튀면서 남태희 앞으로 왔다"며 슛을 때리기가 쉽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이근호는 남태희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그 장면 하나로 한 선수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 모든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는 선수는 없다. 축구는 실수의 게임이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실수로 인해 질타를 받는다면 그것을 견뎌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장을 한다. (남)태희는 이런 것에 흔들리지 않는 선수다. 그리고 태희는 다음에 멋진 골을 넣을 것이다."

조이뉴스24 멜버른(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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