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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결산]홍명보호 씁쓸했던 한 마디, '엔트으리'


한국축구, 브라질 월드컵 1무2패로 16강 진출 실패

[최용재기자] 2014년은 월드컵의 해였다.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 월드컵. 2014년에는 축구의 대륙,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렸다.

한국에서도 월드컵의 열기는 항상 뜨거웠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뜨거움의 내용이 이전 월드컵 때와는 좀 달랐다. 환희와 감동보다는 분노와 실망이 더 뜨겁게 달궈졌다.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 홍명보호가 안긴 실망감 때문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한국의 아시아예선 도중 대표팀을 맡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후, 월드컵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준비 기간 1년이라는 짧은 시간도 그랬고, 성인팀을 한 번도 지도해보지 않았던 홍 감독의 경력도 우려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과 아시안게임, 올림픽 대표팀 지휘 성과를 토대로 자신감을 갖고 야심차게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출항을 알렸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짧은 기간과 성인팀 경험 부족으로 인해 홍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선수들, 익숙한 선수들, 함께 고생해온 선수들로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를 꾸릴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런 점이 환경과 시간적인 한계를 가져왔다. 청소년 대표팀,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서 그동안 홍 감독과 함께했던 일명 '홍명보의 아이들'을 월드컵 대표팀으로 대거 불러들였다. 월드컵 대표팀 최종엔트리 23명에 홍명보의 아이들은 무려 15명이나 포함됐다.

감독이 자신이 잘 아는 선수를 불러들이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홍 감독은 자신이 내세운 원칙을 깨면서까지 홍명보의 아이들을 챙겼다. 여기서 문제가 생겨났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겠다"라는 원칙을 세웠지만, 박주영의 발탁으로 이 원칙을 저버렸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감각도,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다. 홍 감독은 이런 박주영을 한국으로 조기 귀국시켜 특별 훈련을 시키기까지 했다. 또 윤석영, 김보경, 지동원 등 소속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도 손을 내밀었다. 자신이 세운 원칙을 깨면서까지 자신의 아이들을 챙기는 홍 감독의 이런 모습에 팬들은 분노했고,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걱정스러운 시선이 커졌다.

23명의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발표되자 홍 감독의 제식구 감싸기를 빗대 한 누리꾼이 '엔트으리'란 패러디를 만들었고, 축구팬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회자됐다. '엔트으리'는 브라질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아니 끝나고서도 홍명보호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홍명보호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엔트으리'였다. 뼈아프고 비참한 일이다.

'엔트으리'라는 말을 들은 홍명보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패했다. 한국은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와 H조에 속했고, 역대 최상의 '꿀조'라며 기대가 컸지만, 8강까지 바라본다고 기뻐했지만, 결과는 1무2패, 승점 1점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씁쓸히 일찍 짐을 쌌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주영은 월드컵 본선 2경기에 나서 슈팅 1개에 그쳤다. 2경기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3차전 벨기에전에서는 제외됐다.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에 대한 비난 여론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다른 '홍명보의 아이들' 김보경, 지동원, 윤석영 등도 브라질 월드컵에서 해낸 일은 없었다.

특히 알제리전 2-4 대패는 아픔이 컸다. 한국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나선 동안 '톱시드'가 아닌 팀에 4골이나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알제리는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팀으로서는 한 경기 최다골인 4골을 넣으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으로서는 굴욕이었다.

최악의 성적으로 돌아온 홍명보호, 귀국장인 인천공항에서는 초유의 '엿 투척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재신임하려 했지만 여론의 반발과 연이어 터진 일말의 사건으로 인해 결국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엔트으리' 홍명보호는 그렇게 비참하게 막을 내렸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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