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2014결산]FA, 대박과 거품 사이…해결책 무엇?


총 615억6천만원 돈잔치…등급제 도입 절실, 우선협상기간 폐지 주장도

[정명의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돈잔치가 열렸다. 최근 차일목이 KIA와 재계약한 것을 포함, 올해 FA 시장에서 총 615억6천만원의 돈이 오갔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523억5천만원을 가볍게 뛰어넘는 규모다. 최정은 4년 86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으로 SK에 남았고, 장원준은 4년 84억원의 투수 최고액을 받고 롯데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거품 논란이 일어났다. 선수들의 몸값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것이다.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 반대로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대가라는 주장도 있다. 어느 쪽 주장이든 일리는 있지만, 분명 FA 시장은 점점 과열되고 있다.

거품 낀 몸값만 도마에 오른 것은 아니다. 아직 3명의 FA 선수가 갈 곳을 못 찾고 있다. 이성열(넥센), 이재영, 나주환(이상 SK)이 그 주인공. 차일목도 이들과 함께 미계약 '4인방'으로 묶여 있다가 최근 가까스로 KIA와 재계약을 맺었다. 갈 곳을 잃은 선수들에서도 FA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따지고 보면 '자유'계약이 아니다

FA(Free Agent)를 우리말로 풀어쓰면 자유계약선수다. 자유롭게 어느 팀과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신분을 뜻한다. 프로 입단 후 대졸은 8년, 고졸은 9년이라는 긴 세월을 버텨내야 어렵사리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자유'는 일부 선수들에게만 주어져 있다. 어느 팀이고 탐을 내는 A급 선수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B, C급 선수들은 자유로운 처지가 아니다. 이성열, 이재영, 나주환이 여기 해당한다.

보상 규정 탓이다.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선수의 그 해 연봉 200%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 300%를 원 소속구단에 내줘야 한다. 보상금보다는 보상선수가 FA의 자유로운 이적을 가로막는다. 보호선수 20인 외 1명은 대부분 즉시 주전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성열, 이재영, 나주환에게 타구단에서 오퍼가 없는 이유는 보상선수를 내주면서까지 영입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분명 팀에는 보탬이 될 선수지만, 보상선수라는 출혈을 감수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등급제 도입이 절실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FA 등급제의 도입이 절실해 보인다. 일본은 팀 내 연봉 순위에 따라 FA 등급을 나눈다. 상위 3위까지가 A등급, 4위부터 10위까지가 B등급, 그 이하가 C등급이다. C등급은 FA 이적 시에도 보상금,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올 시즌 연봉은 나주환이 2억원, 이재영이 1억2천만원, 차일목이 9천만원이다. 일본의 등급제를 적용한다면 이재영, 차일목은 C등급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두 선수는 보다 자유롭게 새로운 팀을 구할 수 있게 된다. 구단들 역시 부담없이 필요한 포지션에 선수를 보강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등급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2015시즌 종료 후 열리는 FA 시장에서는 등급별 선수 이동이 실현될 수도 있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등급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등급을 기록으로 나눌 것인지, 연봉으로 나눌 것인지 등 심도있게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선수협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보완해야 할 점도

현행 FA제도는 등급제 도입 외에도 보완해야 할 점이 또 있다. 유명무실해진 우선협상기간을 손보는 것이다. 템퍼링(사전접촉)을 막기 위한 규정인 우선협상기간은 최근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폭등하는 몸값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FA 자격 취득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시장원리에 기반한 주장이다.

KBO는 등급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FA 제도에 대한 수정·보완을 해 나갈 계획이다. FA 제도의 본질인 구단 별 전력평준화, 꾸준히 활약한 선수들에 대한 혜택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2014결산]FA, 대박과 거품 사이…해결책 무엇?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