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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내수잠식 심화…국산차 버거운 안방 사수


[2014 결산]내년 국산 판매증가율 '제자리걸음'…수입차 판매는 급증 예상

[정기수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수입차의 거센 공세가 이어졌다. 국산차업체도 내수시장에서 선전했다는 평가지만 수입차들의 급격한 상승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01년 약 7천700대에 불과하던 수입차 판매량은 2012년 처음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15만대를 돌파하며 전년동기 대비 20%가량 신장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17만9천239대를 판매, 24.4% 신장해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훌쩍 넘겼다. 점유율 역시 14.1%에 달한다. 연말까지 25% 증가한 19만대를 상회하는 판매실적과 15% 점유율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면 국산차의 올해 내수시장 판매실적은 수입차 공세에 밀려 더딘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와 파업까지 맞물리면서 내수시장 점유율이 60%대에 머물며 내수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역시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입차는 내년에도 다양한 신차 출시를 앞세워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 관세인하가 예정돼 있어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내년에는 안방 사수를 기치로 자존심 회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진격의 수입차'…독일車 강세 여전

지난해 판매량 15만대를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13%를 돌파한 수입차업계는 올해도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연말까지 한 달을 앞둔 시점에서 이미 올해 연간 목표치 17만4천대를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업계는 내수시장에서 총 17만9천239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14.1%에 달한다.

올 들어 월간 평균 판매량이 1만6천~7천대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판매량을 더할 경우 올해 연간 판매량이 19만5천여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더딘 가운데서도 수입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디젤 열풍'과 '소형차 약진', '가격 경쟁력' 등으로 요약된다.

올해 수입차는 배기량 2천cc 이하의 중소형차와 디젤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수입차 중 2천cc 이하 차량이 전체 판매량의 54.6%(9만7천910대)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붐이 일었던 수입 디젤차량의 인기는 여전히 식어들 기미가 없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중 70%가량이 디젤차량이다.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수입차 디젤차량 판매량은 총 12만1천806대로 68.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2천cc 미만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와 우수한 연비를 갖춘 수입차 디젤모델에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차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BMW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만7천98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20.7%에 달한다.

지난해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3만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첫 연간 4만대 돌파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까지 3만2천493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 증가하며 점유율 18.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2만7천812대를 팔아 전년동기 대비 14.8% 늘어났다. 점유율은 15.5%다. 아우디 역시 2만5천881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42.5% 신장하며 14.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독일계 4사의 점유율은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산차 선전'…현대·기아차, 불안한 안방 수성

내수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을 별렸던 국산 완성차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방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산 완성차업체는 1~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증가한 148만8천414대에 판매했다.

전반적인 내수시장 침체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지만, 수입차의 공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연간 판매량 800만대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내수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61만5천886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기아차는 41만7천182대를 팔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내수점유율은 69.4%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41.7%, 기아차는 27.7%이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 추세라면 70%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06년 70.8%에서 2009년 76.8%까지 치솟았으나 2012년 74.6%에서 지난해에는 71.4%까지 내려앉는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올 4월 71.0%에 달했으나 6월에 68.2%를 기록하며 70%대가 무너졌다. 7월 69.7%로 소폭 반등했으나 이후 8월 68.4%, 9월 67.3% 두 달 연속 감소했다. 10월과 11월에는 68.6%와 69.2%로 소폭 반등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점유율 후퇴는 기대를 모았던 신차의 판매 부진과 노조파업으로 인한 공급차질, 거듭된 품질 논란 등 연이은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올 초 현대차가 야심차게 선보인 볼륨모델 'LF쏘나타'가 예상 밖으로 부진한 판매를 보인데다, 기아차의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도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진 노조의 부분 파업 영향으로 신차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게 컸다.

여기에 국내외에서 불거진 연비 논란으로 핵심 경영기조로 내세운 품질경영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한 2011~2013년 모델 중 약 25%에 해당하는 120만대가량의 차량에 대해 과장된 연비 표시로 1억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국내에서도 올 8월 싼타페의 연비과장 논란이 일자 14만여대의 차량 소유주에 대해 40만원씩 보상키로 했다.

나머지 국산차 3사의 경우 대체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한국GM은 국내시장에서 13만6천221대를 판매해 2.3% 증가하며 출범 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쌍용차도 뉴 코란도 C, 렉스턴 W 등 간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호조로 6만775대를 팔아 5.9% 늘었다. 르노삼성도 뉴 SM7 노바, SM5 디젤 등 신차들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5만4천776대를 판매, 6.1% 신장했다.

◆내년 수입차 19% 성장 전망…국산차 판매 '정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내년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165만대로 올해보다 2.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수입차의 내년 내수시장 판매는 25만대로 올해보다 19.0% 증가한 판매 신장율을 보이며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KAIDA 역시 내년 판매 목표치를 올해보다 약 10% 늘어난 21만5천대로 잡았다. 하지만 비교적 보수적인 판매 목표 책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실제 판매량은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산차 판매 성장률은 '제로(0%)'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국산차는 내년에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14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국산차는 현대차 신형 아반떼·투싼·에쿠스를 비롯해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K5, 한국GM 신형 스파크·트랙스 디젤, 쌍용차 티볼리 등 다양한 신차가 예정돼 있다"면서도 "독일계 브랜드들의 디젤 라인업 강화와 엔저를 앞세운 일본 브랜드들의 공격적 마케팅 등 수입차가 한층 더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안방 사수를 위한 국산차 브랜드들과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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