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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야 가라'…슈틸리케호, 휴식으로 여유 찾다


족구로 흥미 유발…슈틸리케 "노는 이유를 알라"

[이성필기자] 슈틸리케호의 과열된 경쟁 분위기가 진화됐다. 물론 물밑에서는 여전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 경기장에서 소집 후 닷새째 훈련을 이어갔다.

그간 체력과 전술 훈련을 병행했던 대표팀은 이날 오전 훈련에서 족구로 피로를 풀었다. 경미한 부상으로 몸조심이 필요했던 박종우(광저우 에버그란데), 윤일록(FC서울)도 휴식으로 피로를 풀었고 김은선(수원 삼성)은 그라운드를 거닐며 리듬 유지에 나서 25명이 기본 훈련을 한 뒤 세 조로 나눠 족구로 단결을 꾀했다.

대표팀은 첫 날부터 거친 날씨 속에서도 개인 기량을 뽐내는데 열중했다. 긴장을 이어가다보니 김은선, 박종우, 윤일록 등이 가벼운 통증을 호소하며 훈련에 빠지는 등 애를 먹였다.

매일 지원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훈련 스케줄을 조율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하루 두 차례 훈련을 하다 이날 오전 훈련의 강도를 최대한 약하게 줄였다. 박종우, 윤일록을 제외한 26명이 족구로 몸을 풀었다.

그냥 하는 족구는 심심한 법, 재치라면 일가견이 있는 신태용 코치가 내기를 하자며 선수들을 흔들었다. 이내 화끈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미니게임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던 이종호(전남 드래곤즈)는 또 한 번 현란한 기술로 득점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내기에서 질 수 없다는 듯 심리전으로 서로를 흔들었다. 상대 득점에 야유를 보내는 등 나름대로 팽팽하게 맞섰다. 너무 열중한 나머지 승자가 누구인지 잠시 잊기도 했다. 심판을 보던 신태용, 박건하 코치에게 판정에 불만이 쏟아질 정도로 뜨거운 분위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은 그냥 즐겁게 놀도록 했다. 노는 것은 좋지만 왜 노는지는 알아야 한다. 왜 이런 훈련을 하는지 각자 생각해보라. 어떤 의미로 놀라고 했는지 고민하라"며 가벼우면서도 속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표면적으로는 마음껏 즐긴 대표팀이지만 생활에 있어서는 여전히 조용하다. 차두리(FC서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분위기 메이커들의 말에 집중하는 편이다.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주용(전북 현대)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선수들이 모여있는 방이 만들어졌다. 대표팀 일정 등을 공지하는데 첫 날 시끄럽게 대화가 오가더니 이틀째부터는 조용하더라"라며 은연중 숨막히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재미있는 족구를 한 대표팀은 오후 꿀맛 휴식을 즐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다 더 이상의 기술 훈련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타이밍을 적절하게 맞춘 슈틸리케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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