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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얼룩진 금융…저금리에 비상벨


[2014 결산]카드사 정보유출, KB사태 등 줄이어…저금리·저성장 심화

[이혜경·김다운기자] 올해 금융권에서는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KB 사태, 사기대출(KT ENS, 모뉴엘) 사태, 생보사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는 결국 최수현 금감원장 경질로 이어졌다.

저금리와 저성장의 그늘도 짙었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정기예금 금리도 2%대로 추락했다. 저금리에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갈 곳 잃은 자금들의 방황도 컸다.

저성장세 속에서 지난 4월 세월호 사태는 내수를 더욱 얼어붙게 했고, 이에 최경환 경제팀은 추경 수준인 41조원가량의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발표하며 돈 풀기에 나섰다. 그러나 엔저, 달러 강세, 유가 급락 등이 줄줄이 나타나며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확대돼 경제에 패인 주름은 쉽게 펴지지 못했다.

금융회사들은 지점 폐쇄 등 구조조정에 물두하며 생존을 위한 분투가 이어졌다. 지점과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에 움츠러든 한 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금융권에서는 지형도가 달라지는 지각변동이 있었다. 정부가 우리금융그룹 매각에 나서면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금융그룹이 4대 금융그룹 중 하나로 올라선 것이다. 새로운 먹거리로 핀테크(금융+기술)가 태동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카드 정보유출·KB사태…대형 금융사고

올해 금융업계엔 유달리 메가톤급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금융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연초 KB국민카드·롯데카드·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의 회원정보가 신용평가사 직원에 의해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출된 개인정보 건수는 총 1억건 이상이었다.

KB금융지주의 경영진이 주 전산시스템 전환과 관련해 압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과 비리 등이 불거지면서 국내 대표 금융사의 내분사태가 공공연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상식을 뛰어넘는 사기대출 사태도 일어났다. 잘 나가던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이 허위 위장수출로 3조2천억원에 달하는 사기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이보다 앞서 KT ENS 직원과 납품업체가 공모해 1조8천억원 규모의 대출사기를 벌인 일도 적발됐다.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는 금융당국의 책임론으로 이어져,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짙어진 저금리·저성장의 그늘

전반적인 경기 부진 흐름 속에, 저금리와 저성장의 그늘이 짙었던 한 해였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인 2.0%로 떨어졌고, 이에 정기예금 금리도 2%대로 추락했다. 이는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의 방황으로 이어졌다. 이런 자금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상장이 추진된 삼성SDS와 제일모직 청약에 앞다퉈 몰려, 청약자금 사상 최고 기록을 연거푸 새로 쓰는 과열 양상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사태가 터지면서 애도 분위기 속에 내수가 꽁꽁 얼어붙고, 각종 경제지표들이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내렸거나 하향 조정할 예정으로,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최경환 경제팀은 추경 수준인 약 41조원의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발표하며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강력한 구조개혁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엔저(低) 충격…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올 한 해 동안 환율과 원자재가격 등이 급변동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가 올해 국내 기업들과 금융시장에는 악재가 됐다. 일본이 공격적인 양적완화 조치에 나서면서 100엔당 원/엔 환율이 올 12월 들어 910원대까지 떨어졌다. 6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화 가치 급락에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 타격이 우려되면서 국내증시도 하락했다.

국제유가 폭락도 금융시장에는 불안요인이었다. 유가 하락이 글로벌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왔다.

올 7월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절반인 50달러대로 떨어지는 데에는 5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WTI 선물 가격은 12월 들어 54달러까지 떨어지며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석유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OPEC 해체'라는 분석마저 나왔다.

금과 은 가격도 경기침체 영향으로 4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NH금융의 부상…금융권 지각변동

올해 금융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NH농협금융그룹이 새로 4대금융그룹으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2014 상반기말 기준 금융그룹 자산순위는 신한(323조), 하나(314조), NH(310조), KB(299조)로 순으로 신 4대 금융그룹이 형성됐다.

기존 4대 금융그룹 중 하나였던 우리금융그룹은 정부가 매각을 추진하며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와 합병 후 매각을 추진했으나, 올해 매각에는 실패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등은 각각 NH금융, 키움증권 등에 매각되며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금융권 전반적으로는 지점 폐쇄, 감원 등 구조조정으로 생존을 위한 분투가 이어졌다. 지점과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에 움츠러든 한 해였다.

◆금융+테크놀로지…핀테크 태동

올해 IT 공룡들이 앞다퉈 모바일 결제시장에 뛰어들면서 금융과 IT를 결합한 '핀테크'가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지금까지의 금융과 IT의 결합은 금융이 IT를 활용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식이었지만, 최근의 핀테크는 IT기업들이 금융 부문에 직접 진출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의 '애플페이'나 구글의 '구글월렛'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모바일결제 시장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가 지난 11월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하며 스마트월렛(전자지갑) 경쟁 포문을 열었다.

네이버도 '라인'을 통해 모바일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라인페이'를 출시했으며,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사들도 모바일 결제와 송금 서비스를 내놓으며 정면 대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에서도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합리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핀테크는 앞으로도 금융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경·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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