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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게 한국축구 들여다보는 슈틸리케 감독


대표팀 연습경기를 자선경기로 격상시켜 '이중효과' 얻어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15일부터 제주도 전지훈련을 실시하기 전까지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많은 행사에 얼굴을 내밀었다.

스폰서와의 후원 조인식부터 SM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약식은 물론 연탄 나르기 봉사까지 축구에 도움이 되고 사회봉사 활동과 관련된 일이라면 빠지지 않았다. 지난 12일 서울 중계본동 104 마을에서는 얼굴에 연탄을 묻히며 열심히 봉사활동에 나선 바 있다.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에서는 가장 높은 위치에 살고 있는 가정에 마지막까지 배달을 했다. 상투적인 말로 주민을 위로하지 않고 겨우내 연탄을 몇 장이나 사용하는지 묻는 등 진심어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함께하는 사회에 대한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축구협회 주최 행사 외에도 K리그 대상 시상식, 홍명보 자선경기는 물론 유소년, 대학 등 아마추어 축구대회까지 두루 참석해 한국 축구 문화 이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1일 제주 전지훈련의 마지막을 장식할 대표팀 자체 연습경기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제주도와 서귀포시에는 슈틸리케 감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주훈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민축구장 국기게양대에는 태극기와 함께 슈틸리케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서귀포 스포츠산업과 관계자는 "대표팀을 상징하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까 찾다가 응원 현수막과 함께 얼굴을 새겨 '슈틸리케호'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로 한 것이다. 나름대로 좋은 이미지가 된 것 같다"라고 슈틸리케 깃발을 내걸게 된 배경을 전했다.

제주도민의 뜨거운 성원을 받은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연습경기에 자선경기 성격을 추가시켜 축구팬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표팀의 경기를 눈 앞에서 보게 하려는 배려 차원이다. 제주도에서 대표팀 경기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이 내려진 뒤 지역 방송사에서는 계속해서 대표팀 자선경기를 알리고 있다.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는 자선경기다. 훈련 소집 28명 중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들어갈 인원은 적다. 특히 새롭게 발탁될 가능성이 있는 자원은 많아야 1~2명뿐이다. 대충 치러질 수 있는 훈련 마무리 연습경기지만 끝까지 긴장감을 높이려는 의도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이 클 수 있지마 오히려 집중력도 커질 것이다"라며 연습경기지만 일반 관중에게 공개를 함으로써 실전같은 분위기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격을 높이기 위해 전, 후반 45분씩 90분의 정식경기처럼 진행된다. 심판은 제주시 축구협회에서 지원한다. 대표팀의 홈, 원정 경기 유니폼을 급히 제작해 제주로 가지고 내려온다. 임원들과 진행 요원들이 모두 서울에서 내려온다.

자선경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입장료도 받는다. 금액은 관중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모인 금액은 불우이웃이나 독거노인, 또는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하는 꿈나무에게 전달한다. 경기 당일 모금함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이다. 대표팀도 선수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을 예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서울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당시는 선수들이 함께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선수들까지 좋은 일을 했으면 한다"라며 깊은 뜻이 담긴 연습경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슈틸리케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은 합리적인 사람이다. 생각지 못한 제안을 해서 모두가 놀랐지만 뜻은 충분히 이해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축구를 활용하는데 앞장설 것 같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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