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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송일수·김태형…두산의 끝없는 '포수사랑'


최근 감독 4명 중 3명 포수 출신…김태형 무너진 명가 재건할까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는 OB 베어스 시절부터 '포수왕국'으로 불렸다. 김경문, 조범현, 김태형, 이도형, 최기문, 진갑용, 홍성흔, 용덕한, 양의지, 최재훈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안방마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두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뒤 타구단으로 이적해 팀의 주축선수로 우뚝 선 경우도 적지 않다.

◆'포수왕국' 명성 그대로

'포수를 잘 키우는 팀'이라는 칭찬은 '뛰어난 지도자를 다수 배출하는 구단'이라는 말로도 연결된다. '안방마님'인 포수는 직접적인 배터리 관계인 투수는 물론 내야수와 외야수를 통솔해야 하는 위치다. 경기의 세밀한 부분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 선수단을 두루 챙겨야 하는 지도자로 성장하기에 제격이다. 포수 출신 명장이 동·서양 경계 없이 다수 배출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현역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에도 김경문(NC), 조범현(kt) 감독이 현역시절 포수였다. 비록 물러났지만 송일수 전 두산 감독과 이만수 SK 감독도 1980년대 삼성에서 뛸 때 포수로 활약했다.

포수를 중시하는 두산의 철학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21세기 들어 두산이 선임한 감독 4명 가운데 3명이 포수 출신이다. 2004∼2011년 덕아웃 감독석에 앉아 구단 제2의 부흥기를 이끈 김경문 감독, 지난해 김진욱 감독을 대신해 선임된 송일수 감독, 그리고 이번에 새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김태형 감독이 모두 현역 시절 홈플레이트 뒤에서 마스크를 썼다.

◆지도자도 포수 출신 우선

두산의 '포수 출신 지도자 사랑'은 우연이 아니다. 현 프런트 수뇌부가 본격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기 시작한 10년 전부터 세워진 확고한 철학이다. 김승영 사장은 "포수 출신은 아무래도 야수 출신들보다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다. 현역 시절 포수를 본 분들 가운데 훌륭한 감독이 나오는 건 어쩌면 자연스럽다"며 "세밀한 경기 운영이 가능하고, 야수와 투수를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수 출신은 지도자로 제격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서 선임한 인물이 김 신임 감독이다. 두산 관계자는 "현역 시절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온 인물이다. 감독감이라는 확신을 오래 전부터 가져 왔다"며 "침체된 우리 팀을 추스르고, 다시 예전의 전성기로 인도해줄 인물이라고 믿은 점이 이번 인사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오랫동안 '배팅서클의 안주인' 노릇을 해왔다. 1991년부터 22년간 베어스 유니폼을 입을 만큼 '두산(OB)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현역 시절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책임감 있게 이끌었다. 리더십과 통솔력은 이미 검증된 인물이라는 내부 평가다.

◆"또 초보 감독" 우려의 목소리도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포수 출신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간 아쉬웠던 세밀한 디테일 야구를 기대한다"는 말은 두산이 지난해 송 전 감독을 전면에 내세울 때 밝힌 '선임의 변'이었다. 그러나 1년만에 선수단은 쑥대밭이 됐고 성적은 급전직하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감독을 무리하게 교체해 6위팀으로 전락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가라앉은 선수단 분위기 수습, 무너진 투수진 재건 등 김 신임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는 만만치 않다. 최근 4년간 자리를 맡은 5번째 감독(대행)이란 꼬리표도 부담이다. 송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처음 감독 자리에 오른 그가 구단과 팬들의 큰 기대에 어떤 모습으로 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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