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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애플코리아에게 묻는다


[김석기의 IT 인사이트]

2009년 9월9일 애플은 애플레코드와의 30년 넘는 분쟁을 끝내고 비틀즈의 음원을 아이튠즈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경의 노래 '어나더데이(Another day)'의 한 구절 (It's just another day)를 차용한 문구를 사용하여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지만 정작 서비스 할 수 없었던 비틀즈의 음악을 아이튠즈에 올린 감격적인 날이다. 그 이후 5년이 지났다. 전 세계의 아이튠즈 사용자들이 비틀즈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한국의 아이튠즈 사용자들은 아직도 비틀즈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아래의 표를 먼저 보자.

이 한 장의 그림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왜 한국의 애플 사용자들이 짐바브웨 애플 사용자들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애플코리아에게 공식적으로 묻는다.

이 중에는 한국의 상황 때문에 못하는 서비스도 있다. 분실기기 위치 추적 서비스인 '내 아이폰 찾기' 기능은 위치추적이 불법인 한국의 국내법 때문에 서비스가 안되고 있다. 위치 추적 서비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중에 앱이 게임을 포함해서 제대로 서비스를 시작한지도 얼마 안되었고, 음악, TV, 영화, 책, 아이튠 매치, 아이튠스 라디오가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터키에도 있는 애플스토어가 한국에는 단 한 곳도 없다.

미국에는 애플스토어가 51개주에 254개가 있는데 주당 평균 5개 정도이다.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도 아니고 몇 명 살지도 않는 미국 중부에 위치한 시골같은 주의 다섯번째 도시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미네소타주의 작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에만 애플스토어가 5개 있는데,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총 인구수는 38만7턴970명(위키피디아)이다. 애플코리아가 위치한 서울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강남구의 인구가 52만7천600명(위키피디아)인데, 강남구의 인구수나 애플 제품 매출이 미니애폴리스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 영화, TV, 책 등 다운로드하는 서비스들은 저작권 문제로 그렇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한국이 중국이나 터키, 짐바브웨보다 저작권 보호가 취약하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백번 양보해서 한국이 다운로드 파일의 저작권 보호가 취약해서 그렇다고 치자.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운로드 저작권과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튠스 라디오, 아이튠스 매치는 무슨 핑계로 서비스를 막는 것일까?

음악의 경우 국내 가요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한국음악저작권 협회, 한국음원저작권협회, 한국실연자협회 등과 음원 위탁 판매 계약을 하거나 기 위탁 판매 사업자인 멜론, 소리바다, 도시락과 협상을 해야 한다. 사업자들의 반대로 가요가 서비스 안 된다는 부분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가요가 아닌 팝이나 락, 재즈, 클래식도 안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 심지어 소리바다는 애플과 계약해서 한국 가요 음원을 외국 아이튠즈에서 팔고 있다. 한국 아이튠스에서만 오히려 서비스가 안되고 있는 웃기는 상황이다.

영화나 TV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영화는 국내 영화사, TV는 국내 방송사와 일일이 계약해야 한다지만 미국을 포함한 외국 영화나 드라마가 한국 아이튠스에 서비스 되지 말아야 할 까닭은 무엇일까?

이쯤되면 한국에서 아이폰이 부진한 이유가 한국이 삼성전자의 안방이라 그런 것이 아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1년 애플코리아의 매출이 1조8천802억원으로 추정한 자료를 발표했는데 (애플코리아는 2009년 유한회사로 전환하여 공시의무가 없다.) 일본보다야 낮겠지만 애플코리아가 짐바브웨나 터키보다 매출이나 이익이 낮을 수는 없다.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아마도 세계 10위권 국가에 들어갈 것이다.

애플 사용자로서 이 칼럼을 통해 공식적으로 애플코리아(유) 더글라스 벡 대표에게 묻는다.

첫째, 한국 아이튠즈에 음악, 영화, TV, 책 등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공식적인 이유가 무엇인가?

둘째, 한국 아이튠스에 다운로드와 상관없는 아이튠스 라디오, 아이튠스 매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셋째, 한국에 애플 스토어가 들어오지 않는 이유가 리셀러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다고 쳐도 판매와 직접 상관없이 사용자를 지원하는 지니어스바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넷째. 애플코리아(유)는 영업활동과 기본적으로 법률이 정한 AS관련 활동 외 한국의 애플 사용자들에게 무엇을 서비스하고 있는가?

김석기 (neo@mophon.net)

모폰웨어러블스 대표이사로 일하며 웨어러블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모바일 전문 컨설팅사인 로아컨설팅 이사, 중앙일보 뉴디바이스 사업총괄, 다음커뮤니케이션, 삼성전자 근무 등 IT업계에서 18년간 일하고 있다. IT산업 관련 강연과 기고를 통해 사람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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