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승골' 임창우 "金만 생각…A대표 욕심"

[이성필기자]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한 방이었다.

아시안게임대표팀 오른쪽 풀백 임창우(22, 대전 시티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임창우는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종료직전 문전 혼전 중 흘러나온 볼을 강하게 슈팅해 억만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인해 한국축구는 1986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의 감격을 누렸다.

극적인 골이었다. 모두가 승부차기를 예상하던 순간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북한 수비진이 골대 앞에 모여 있었지만 임창우는 작은 틈으로 슈팅해 끝내기 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골로 금메달과 병역혜택이라는 두 가지 선물을 받은 임창우는 얼떨떨했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인재였지만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에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해 올 시즌 챌린지(2부리그) 대전으로 임대되는 등 부침을 겪고 있던 그였다.

시상식 후 어안이 벙벙해 하며 말을 쉽게 잇지 못하던 임창우는 차근차근 대회를 복기했다. 그는 "금메달을 땄는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실 4강전부터 불안했다. 골이 잘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비가 잘 버텨서 금메달을 땄다"라며 선수들 모두가 합심해 만든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골 장면도 얼떨떨할 뿐이다. 그는 "(결승골 당시의) 슈팅 느낌이 생각나지 않는다. 마지막 30분은 생각 없이 뛰었다. 골이 나온 뒤 기뻐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90분 내에 경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미팅에서 90분 안에 모든 것을 끝내자고 했다. 금메달만 생각하자고 했다"라며 연장전과 승부차기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물론 승부차기로 가더라도 자신이 있었다. 선방 능력이 뛰어난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의 존재 때문이다. 임창우는 "우리에게는 (김)승규 형이 있었다. 승부차기를 가도 자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금메달보다 무실점 우승이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운이 따르는 선수라고 평가한 임창우는 "자기 전부터 경기만 생각했다. 그런 이미지트레이닝이 그라운드에서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전한 뒤 "무엇보다 울산에서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해 위축됐는데 대전 조진호 감독이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해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임대 이적한 대전이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힘줘 말했다.

이제 새로운 목표는 A대표팀 발탁이다. 아직까지는 꿈에 그치고 있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임창우는 "A대표팀 명단 발표 때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제는 A대표팀 발탁에도 욕심을 내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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