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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을수록 흥미로운 '소격동'…서태지는 서태지다


2일 '소격동' 공개…음악적 실험과 시대정신

[이미영기자] 서태지는 역시 서태지였다. 선공개 곡만으로도 뜨거운 화제의 중심에 서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서태지는 2일 0시 9집 정규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의 수록곡이자 아이유와 함께 콜라보 작업으로 눈길을 끌었던 '소격동'의 아이유 버전을 공개했다.

이번 음악은 서태지에게도 여러모로 의미있는 앨범이었다. 1990년대 서태지와아이들로 가요계를 뒤흔들었고, 솔로로 대중을 만나왔던 서태지가 무려 5년 만에 낸 앨범이었다. 가요계 환경은 많이 바뀌었고, '뮤지션' 서태지는 음악보다는 스캔들과 결혼 등 사생활 노출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때문에 가요계에 돌아온 서태지가 그 어느 때보다 '음악'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서태지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대중들에게 인기있는 '국민 여동생' 아이유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앨범 발표 전 '소격동' 아이유 버전과 서태지 버전을 내세워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다.

2일 아이유 버전의 '소격동'이 공개됐고, 대중들의 반응은 뜨겁다. 음악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서태지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앞서 얼터너티브록, 메탈, 갱스터랩 등 대중적이지 않았던 분야의 음악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던 서태지는 이번에는 일렉트로닉이라는 마이너 장르에 진한 감수성을 용해시키며 차원이 다른 음악 세계를 구현했다. 강렬한 전자음의 비트가 반복되는, 마니악한 장르의 곡이 아이유의 목소리를 만나 반전됐다. 아이유의 맑고 순수한 보컬과 대중적 가사 때문에, 장르의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편안하게 곡을 느낄 수 있다.

서태지마저 아이유의 음악적 인기를 소비하는 건 아닌지 우려됐지만, '소격동'은 서태지 말대로 아이유의 보컬에 어울리는 곡이었고 아이유는 '소격동'에 담긴 다양한 정서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잘 구현해냈다.

'소격동'에 담겨진 메시지 또한 서태지답다. 서태지와아이들 당시 사회를 향한 비판 메시지를 음악에 직설적으로 녹여냈던 서태지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가사 중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등의 가사가 그렇다.

소격동은 아이유의 목소리처럼 예쁜, 동화 같은 장소가 아니다.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의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이름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에게 '소격동 사건'을 반추 시키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서태지가 가진 '시대정신'은 신곡 '소격동'에도 오롯이 녹아있다.

서태지가 아이유와 함께한 '소격동' 프로젝트를 어떻게 완성될까. 아이유가 부른 '소격동' 버전과 서태지의 '소격동' 버전이 어떻게 다를지, 또 두 노래의 스토리가 어떻게 완성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서태지는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격동'은 공개 직후 쟁쟁한 뮤지션들을 물리치고 전 음원사이트 1위를 차지했고 포털 사이트에서도 내내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노래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소격동'이라는 시대적 사건에 대한 관심도 유발했다.

다시 돌아온 서태지의 음악은 여전히 흥미롭다. 다음 달 20일 새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에는 또 어떠한 음악을, 어떠한 이야기를 담아낼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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