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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눈물]①'여자축구'를 위한 눈물이었다


지소연, 영국 출국장에서 다시 한 번 눈물

[최용재기자] 30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지소연(23, 첼시 레이디스). 그녀는 또 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29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4강 북한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1-2로 석패한 후 지소연은 펑펑 울었다. 하루가 지났다. 그런데도 감정이 북받쳤다. 이제 소속팀 첼시로 합류하기 위해 떠난다. 동료들을 두고 먼저 떠나기에 지소연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지소연은 스스로를 책망했다. 한국이 북한에 진 것도, 한국이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도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고 자책했다.

지소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잘하지 못했다. 너무 못했다. 그래서 마음이 무겁다. 내가 더 잘했어야 했는데 너무 못했다.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중간에 합류해서 더 미안하다. 중간에 합류한 만큼 팀에 더 많은 도움을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동료들, 코칭스태프에게 죄송하다. 내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며 펑펑 울었다.

지소연의 자책은 이어졌다. 지소연은 "내가 동료들에게 짐이 됐다. 팀에 도움을 줘야 하는데 오히려 내가 방해가 됐다. 나는 한 것이 없다. 몸을 날리지도 못했고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도 못했다. 아쉬움이 크다. 미안하고 속상해 잠도 못 잤다. 내 자신에게 너무나 크게 실망했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생각했다. 나는 박수 받으면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박수를 받아도 된다"며 눈물을 그치지 않았다.

지소연이 계속 자책하며 눈물을 흘린 이유. 평소 자신의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부진해 한국의 결승행이 좌절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전 6경기에 나서 단 한 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자신의 징크스도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소연의 눈물에는 더 큰 의미가 담겨 있었다. 북한전 패배, 아시안게임 결승 좌절 등 눈앞의 경기 결과보다 더 넓은 의미, 지소연의 눈물 속에는 바로 한국 여자 축구가 담겨져 있었다. 지소연의 눈물은 한국 여자 축구를 위한 눈물이었다.

한국 여자 축구는 비인기 종목이다. 한국팬들에게 선보일 기회도 많지 않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 좋은 모습,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과 흥행에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많지 않은 기회 속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지소연의 눈물은 스스로 바랐던 바가 무산돼서 흘린 눈물이었다. 한국 여자 축구의 가치와 강점을 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지소연은 "한국 여자 축구를 한국 축구팬들에게 보여줄 시간이 잘 없다. 조금 더 좋은 경기력을 한국 축구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축구팬들도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어린 여자 축구선수들도 꿈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미안하고 눈물도 나고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 축구의 대들보로서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와 발전, 그리고 흥행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던진 지소연.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펑펑 운 지소연. 이런 그녀가 있기에 한국 여자 축구의 희망은 밝다. 그녀의 진심어린 눈물이 한국 여자 축구의 가치를 한층 더 높였다. 한국 여자 축구에 지소연이 있어 다행이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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