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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킬러, 중동 가다]④은퇴는 'K리그'에서, 인생은 '이동국'처럼


이근호의 다짐, "(이)동국 형보다 더 오래 선수생활 할 것"

[최용재기자] 이근호는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축구 선수로서 30이 넘으면 노장 소리를 듣게 되고 조금씩 은퇴를 생각할 시기다. 그런데 이근호는 나이 30이 됐지만 은퇴를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막연하게나마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구상은 없다. 은퇴를 생각하기에 이근호의 몸은 너무나 젊다. 그리고 여전히 강하고 활기가 넘친다. 30살에 접어들어서 엘 자이시에 입단하며 중동 카타르라는 새로운 환경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근호는 "은퇴는 K리그에서 하고 싶다. 당연한 것이다. 나의 고향에서 은퇴를 하고 싶다. 은퇴를 1~2년 앞둔 시점에서는 꼭 K리그로 돌아와 K리그 팬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은퇴는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와 하겠다는 의지다. 지금의 이근호를 만들어준 K리그에 대한 애정, 그리고 많은 응원과 환호로 자신을 있게 만들어 준 K리그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그런데 이근호에게는 K리그로 돌아오겠다는 의지만 있을 뿐 은퇴 시기와 방법에 대한 어떤 생각이나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이근호는 "지금 축구에 대한 의욕이 너무 강하다. 지금 시대에 내 나이는 한창 더 해야 할 나이다. 은퇴를 생각하고 은퇴를 하기에는 아직 어리다. 그래서 지금 은퇴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며 은퇴는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말했다.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열정이다.

이런 열정, 이근호 마음속에 항상 품고 있었던 열정이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이런 열정을 증폭시키도록 자극하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바로 이동국(전북 현대) 선배다. 이동국은 한국 나이로 36세다. 그런데도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소속팀 전북에서도, 국가 대표팀에서도 이동국은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동국이 이근호의 마음을 다잡게 만들고 있다. 이동국이 이근호를 자극하고 있다. 이근호는 앞으로 이동국과 같은 '축구 인생'을 살려고 한다. 아니, 이동국보다 더 오랫동안 전성기에서 머무르려 한다.

공교롭게도 이동국은 이근호보다 앞선 세대의 대표적인 '중동킬러'였다. 중동킬러의 계보가 이동국에게서 이근호로 넘어온 것이다. 이제 이근호는 이동국에게 중동킬러라는 명성에 이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베테랑 공격수의 정석도 물려받으려 하는 것이다.

이근호는 "아직까지 (이)동국이 형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선수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게 만든다. 진심으로 동국이 형이 앞으로 5년은 더 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동국이 형에게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동국이 형보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며 이동국의 길을 따라갈 것이라 다짐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30이라는 나이에 뜨거운 나라 중동의 카타르로 갔고, 몸값이 월등히 높은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 그리고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외로움도 견뎌야 한다. 이근호는 알면서도 중동으로 갔다. 중동킬러의 자신감이다. 자신이 없었다면 중동으로 가지도 않았다.

이제 멀리 중동에서 활약하는 이근호가 전해줄 기쁜 소식을 기다리면 된다. 중동킬러가 중동을 접수하는 그 날을 기다리면 된다. 이근호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끝>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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