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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광화문광장서 124위 복자 선포


천주교 신자 17만명, 시민 100만명 운집

[정은미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식(시복미사)을 진행했다.

시복식(諡福式)은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의식으로, 복자는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신앙을 위해 순교한 사람을 뜻한다.

이날 시복식에는 새벽부터 전국의 천주교 신자 17만 명이 모였고, 일반 시민을 포함해 100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부터 서울시청부터 제단이 설치된 광화문 광장까지 카퍼레이드하며 신도들과 시민을 직접 만났다. 교황은 지붕을 걷어내고 뒷좌석을 높여 바깥에서 교황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개조한 차량에 올라타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흔들며 시민의 환영에 화답했다.

또 세월호 유족 400여명이 모여있던 광화문광장 끝에서 카퍼레이드를 멈춘 체 세월호 유족을 만나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카퍼레이드를 마친 교황은 광화문 삼거리 북측광장에 설치된 제대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이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를 복자로 선포하는 예식이 진행됐고, 복자 선포 직후 124위 복자가 모두 그려진 걸개 형태의 전체 초상화가 공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희생으로 성장하게 됐다. 복자 바오로와 그 동료들을 오늘 기념해 경축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여명기, 바로 그 첫 순간들로 돌아가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다"며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룩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며 여러분의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신앙과 애덕의 유산을 보화로 잘 간직해 지켜나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특별한 신앙에 대해서는 그는 "그리스도교 신앙은 한국 땅에서 선교사를 통해 전해진 것이 아니라 한국인 스스로의 종교적 진리 탐구로 이뤄졌다"며 "고난을 받아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하고, 전통적 신분의 차별과 상관없이 믿는 이들이 신자 공동체를 이뤄 그 안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러한 역사는 우리에게 평신도 소명의 중요성, 그 존엄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사랑하는 이 나라에서부터 아시아 전역을 거쳐 마침내 땅 끝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을 증언하게 되기를 빈다"고 축복했다.

방송을 통해 시복식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시복식, 어마한 규모다', '시복식, 이런 행사였구나', '천주교 행사인데도 정말 전국민적 행사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 너무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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