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14시즌 세자릿수 안타 박한이 "2011년이 고비"


양준혁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 현역 선수로는 최다

[류한준기자] 박한이(삼성 라이온즈)가 의미있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한이는 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서 14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달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100안타에 한 개 모자란 99안타를 치고 있던 박한이는 우익수 겸 3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삼성이 3-0으로 앞서고 있던 3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KIA 선발 송은범이 던진 4구째를 받아쳐 2루타를 만들었다. 이 안타로 시즌 100안타를 채운 박한이는 지난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14시즌 연속 100안타 이상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양준혁(전 삼성, 현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의 16년 연속에 이어 역대 두번째 기록이고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는 최장 기록이다. 박한이의 2루타로 2루에 있던 야마이코 나바로가 홈을 밟아 타점도 추가했다.

기록 달성을 자축이라도 하듯 박한이는 이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쐐기 홈런도 쳤다. 5-4로 한 점 차로 앞서 있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KIA 세 번째 투수 최영필이 던진 3구째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시즌 3호)을 쏘아올렸다. 박한이는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6-4 승리에 공신이 됐다.

박한이는 "특별히 기쁘다는 느낌은 없다"며 "안 다치고 꾸준히 출전해서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양준혁 선배, 이승엽 선배(12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기록을 갖고 있다는 점이 뿌듯하다"고 기록을 이룬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로선 양 선배가 갖고 있는 기록을 깨는 게 야구인생의 목표"라며 "이를 넘어선다면 내게 정말 큰 의미있는 결과물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한이는 지난 2001년 4월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타석을 맞았다. 당시 박한이는 기습번트로 첫 안타를 만들었다. 그는 "데뷔전 상대 선발이 송진우 선배(현 한화 퓨처스 투수코치)였다"며 "당시 톱타자로 나왔는데 송 선배가 워낙 좋은 공을 던지고 제구력도 뛰어났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기습번트라도 대 보자'고 생각했다. 배짱이고 뭐고 없었다. 워낙 부담이 됐다"고 첫 안타를 맛봤던 당시를 기억했다.

그런데 박한이는 다음날 선배들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그는 "선배들이 '한이야. 송진우 선배가 얼마나 번트 수비를 잘하는데 알고 있었냐?'고 하더라. 그 때 번트안타는 운이 따라 준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프로 첫 타석에서 안타를 쳤고 1일 KIA전까지 통산 1천757안타를 기록했다. 박한이는 "그저 내 자리에서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라며 "1천700안타를 넘길 수 있다는 걸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사실 더 쳤어야 한다. 앞으로도 더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한이도 위기가 있었다. 그는 "류중일 감독이 팀 지휘봉을 잡은 첫 해인 2011년이 그랬다"며 "정말 그 때는 완전히 슬럼프였다. 타율이 3할 아래로 떨어졌다(그는 그 해 타율 2할5푼6리를 기록했다). 최종 안타수는 110개로 기억한다. 정말 잘 치고 싶었는데 당시에는 야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정말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 때는 야구공이 보기도 싫었다. 어찌나 밉던지 슬럼프 탈출을 위해 2군도 다녀왔다"면서 "그 때가 기록 연장에 가장 큰 위기였다"고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봤다.

하지만 박한이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슬럼프를 떨쳐내며 2012시즌 118안타를 쳤고 다시 3할 타자(3할8리)가 됐다. 이 때부터 세자릿수 안타 기록에 관심이 모아졌다. 박한이는 "많은 분들이 그 때부터 '꾸준함'이라는 말로 나를 평가해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박한이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통산 세자릿수 홈런이다. 그는 KIA전 솔로포로 통산 99호 홈런을 쳤다. 이제 100홈런까지 딱 한 개 남았다. 박한이는 "나보다 후배인 선수들도 세자릿수 홈런을 넘어선 이들이 많다"며 "한때는 화려한 홈런타자를 상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 야구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제는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이는 후배 선수들 중에서 연속 시즌 세자릿수 안타를 꾸준히 칠 수 있는 후보로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김현수(두산 베어스)를 꼽았다. 그는 "둘 다 꾸준히 부상 없이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라며 "다른 이들도 있지만 일단 두 선수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어쨌든 안 아프고 꾸준히 나와야 연속 시즌 세자릿수 안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1일 기준으로 95안타를 쳐 7시즌 연속 기록이 눈앞이다. 손아섭 역시 5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 중이다.

박한이는 "FA 계약기간이 마무리되는 2017년까지 세자릿수 안타를 칠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 때까지 기록을 이어간다면 양준혁이 갖고 있는 16시즌 연속의 최고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그는 "류 감독께서 계속 나를 믿어주신다면 기록을 충분히 깰 수 있다고 본다"며 "나도 믿어주는 모든 이들을 위해서라도 '잘해야 겠다'는 의무감이 있다. 삼성에서 뛰고 있는 지금까지 나를 믿어주고 있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부분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밑바닥에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라고 얘기했다.

한편 박한이는 아내와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09년 조명진 씨와 결혼했다. 박한이는 "정말로 아내의 내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내가 힘들 때 아내가 옆에 있어 고맙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딸까지 함께 있는 요즘은 야구가 좋다"고 껄껄 웃었다. 그는 "총각시절에는 때때로 야구장에 가는 게 싫었던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가족과 인사하고 야구장에 나가는 게 즐겁다"고 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14시즌 세자릿수 안타 박한이 "2011년이 고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