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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대권 잠룡 명운 갈랐다


김무성·안철수 희비 엇갈리고…호남 첫 깃발 이정현 급부상

[윤미숙기자] 7.30 재보궐 선거는 출마자들의 당락 뿐 아니라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명운도 갈랐다.

이번 재보선은 역대 최대 규모인 전국 15곳에서 치러진데다 2016년 4월 총선까지 20개월 동안 큰 선거가 없어 그간 몸을 사리고 있던 잠룡들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與 김무성·野 문재인 '맑음'…안철수 '먹구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7.14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데 이어 당 대표로서 치른 첫 번째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당 장악력과 함께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선거 초반 세월호 참사 여파, 잇단 인사 참사 등으로 새누리당의 참패가 예상됐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과반 의석 사수'를 훌쩍 뛰어넘는 '대승'을 거두면서 김 대표에게 공이 돌아갔다.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그가 재보선을 통해 재등판,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벌이면서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특히 문 의원은 선거 직전(21~25일) 실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6.4 지방선거 이후 줄곧 선두를 달리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누르고 야권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 또 한 번의 대권 도전을 향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반면 같은 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방선거에 이은 또 한 번의 공천 파동으로 일찌감치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데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책임론까지 떠안게 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조기 전당대회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청문회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고 전당대회 준비에 통상 3~4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안 대표가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마저 수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또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 등 '비상 체제'로 전환하면서 불명예 퇴진할 경우 당내 입지 조차 불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안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서도 급속히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직전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대표는 이미 문재인 의원, 박원순 시장, 김무성 대표에 이어 4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기동민 후보가 박원순 시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박 시장도 일정 부분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현·나경원 '웃고' 임태희·손학규·김두관 '울고'

출마자 가운데서는 전통적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정현 후보가 단연 이슈다.

호남만 네 번째. '3전4기' 끈질긴 도전 끝에 호남 민심을 사로잡은 이 당선인은 영·호남 지역구도를 타파,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으며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같은 당 나경원 후보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치권과 거리를 두다 이번 재보선 핵심 승부처인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 화려하게 복귀했다.

3선 고지에 오른 나 당선인은 당내에서 선수(選數)가 가장 높은 여성 의원이 됐다. 이에 더해 나 당선인은 당내 유력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역할론이 커지면서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원벨트'에서는 상대 당 텃밭에 전략공천된 거물급 인사 두 명이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새누리당 임태희(수원 영통),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수원 팔달) 후보가 바로 그들이다.

임 후보와 손 후보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재입성, 차기 대선 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상대 후보에 패해 입지가 크게 위축되면서 정치 재개 여부 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경기 김포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 역시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임·손 후보와 같은 처지가 됐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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