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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흥행성공 올스타전, 콘텐츠의 힘 확인하다


박지성 마지막 경기-이근호 동영상-다양한 세리머니 등 화제만발

[이성필기자] K리그 올스타전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표팀의 월드컵 부진과는 무관하게 K리그의 경쟁력이 얼마든지 있음을 확인하는 올스타전이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올스타전을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으로 명명했다.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이 겨루는 형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박지성이라는 이름을 내건 데서 알 수 있듯 기본적인 흥행 요인은 갖추고 있었다.

물론 흥행을 과신하기는 어려웠다.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12년 올스타전에서도 2002 월드컵대표팀의 구성원으로 나선 바 있다. 당시 관중수는 3만7천155명으로 예상보다 부 적었다. 2002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나서고,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이 10년 만에 포옹 세리머니를 하는 등 보여줄 것은 다보여줬지만 관중몰이는 잘 되지 않았다.

올해 올스타전도 걱정이 컸다. 참여가 기대됐던 박지성의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유벤투스)도 없었고 축구대표팀 부진으로 축구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도 있어 고민이 깊었다. 3만장이 넘게 예매가 됐었지만 경기 전날까지 장맛비가 내리면서 상당수의 예매표가 취소되는 등 느낌이 좋지 않았다.

우천시 경기가 취소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관중이 많아 '서울월드컵구장은 80%가 지붕으로 덮여 있어서 관전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안내까지 따로 해야 할 정도로 애를 먹었다. 박지성이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라고 해도 궂은 날씨에는 손발을 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 올스타전에는 무려 5만311명의 관중이 찾았다. 역대 올스타전 중 다섯 번째로 많은 관중이다. 경기 중 비가 오는 등 악천후였지만 어느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고 12골이 터지는 즐거운 축구 축제를 즐겼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은 그 어느 때보다 대대적으로 홍보에 집중했다. 특히 군인 신분이면서 농촌도시인 상주 상무에서 뛰는 이근호의 트랙터 상경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린 것이 화제를 모았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이근호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은퇴한 박지성의 '마지막 경기'라는 의미도 팬들을 그러모은 요인 중 하나다. 박지성은 이영표, 히딩크 감독과 함께 연일 대표팀과 K리그 대한 조언을 쏟아내며 올스타전 노출에도 공을 세웠다.

프로축구연맹은 관중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애를 썼다. 본부석 지하 통로에서 입장하던 선수들을 상단 관중석에서 계단을 통해 내려오게 했다. 근처 좌석을 구매했던 팬들에게는 티켓 가격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며 확실한 만족감을 줬다. 팬 사인회도 선착순으로 번호표를 배부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했다.

경기도 활력이 넘쳤다. 올스타전은 이벤트성 경기라 특유의 느슨함이 있지만 골 장면이 모두 작품이었고 세리머니 역시 화제와 의미 모두를 잡았다. 박지성의 결혼식 예행 연습이나 혼혈 선수인 강수일의 다문화 사랑 3행시, 이동국의 기관총 세리머니 등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감독들의 심판 체험 등 이색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하며 제대로 흥겨운 판을 벌였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날씨도 좋지 않았고 대표팀도 부진해서 많아야 4만명을 조금 넘기겠다 싶었는데 정말 많이 왔다. 6만6천여 관중석이 메워졌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라고 5만명 이상 관중 동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성공적인 올스타전을 치렀지만 물론 과제도 있다. K리그는 매년 올스타전의 형식에 변화를 주며 흥행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확실한 답을 찾지는 못했다. 2007년까지 중부-남부로 팀 연고 위치로 나눠 치르다 2008~2009년에는 J리그와 교류전 형태로 운영해보기도 했다. 한계는 분명했고 2010년에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 초청 경기를 가졌지만 흥행에서는 실패였다.

K리그로 통칭되는 한 챌린지(2부리그)도 아우를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지난해 클래식-챌린지 올스타 맞대결로 치렀지만 역시 흥행은 참패였다. 프로연맹이 계속 고민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의 성공 코드인 재미와 이야기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주지 않으면 올스타전은 또 다시 표류할 수 있다. 꼭 올스타전이 아니더라도 평소 관중 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K리그 정규리그도 마찬가지 고민을 해야 한다.

지상파 KBS2 TV에서 생중계한 올스타전은 7.7%(AGB닐슨 기준)의 시청률이 나왔다. 동시간대 두 지상파의 뉴스를 제치는 위력을 발휘했고, 바로 전 시간대 음악프로그램보다 두 배가 넘는 시청률이 기록됐다. 이 역시 희망적인 신호다.

내년에는 또 어떤 올스타전으로 팬들에게 다가설 지, 프로연맹의 참신하고 치밀한 기획력을 기대해 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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