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현대차, 상반기 실적 부진…'환율 직격탄'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2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했지만 환율 악재가 수익을 깍아먹었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상반기에 매출액 44조4천16억원(자동차 36조1천927억원, 금융 및 기타 8조2천89억원), 영업이익 4조256억원, 당기순이익 4조3천780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각각 0.3%, 5.8%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1%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에 의한 판매 증가 및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기준 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약 5.1% 하락함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 직격탄으로 급감한 2분기 실적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들어서면서 두드러진 원화강세 현상은 수출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에게 악재가 된 셈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3% 감소한 2조872억원, 매출액은 1.9% 감소한 22조7천526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은 6.9% 감소한 2조3천499억원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249만5천837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등 신차가 판매 호조를 이어갔고, 여가문화 확산을 등에 업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34만5천709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전년동기 대비 4.1% 증가한 215만128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 환율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적이 후진했다.

매출액은 판매 증가와 제품 믹스 개선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 또한 전년동기 대비 0.8%p 높아진 78.3%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원화 강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용 절감 노력 등을 통해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5조5천942억원까지 줄였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0.3%p 감소한 12.6%를 기록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5.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1%로 전년 동기대비 0.5%p 하락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환율 영향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4%, 5.1% 감소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간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시장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자동차 수요 증대에 큰 역할을 담당해 오던 중국의 수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환율 악재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제 회복세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무관세 효과에 힘입은 유럽산 자동차를 필두로 한 수입차 공세가 강화되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선진국 경기 회복세 둔화, 중국 성장세에 대한 우려 등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품질 경쟁력 확보 및 신차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 그리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악화된 경영 환경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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