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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대표팀 사령탑 선임 '신중론'…이유는?


내·외국인 모두 장-단점 뚜렷 "시간에 쫓기지 마"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가 됐다. 누가 맡더라도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유럽 빅리그 경기 시청이 자유로워지고 세계 축구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더 좋은 축구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표선수들을 한데 묶는 일도 쉽지 않다. 갈수록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의 비중이 커지면서 선수들 관리는 어려워지고 있다. 딱딱한 한국 축구의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해진 선수들이 많아지니 더 그렇다. 브라질 월드컵 부진으로 사퇴한 홍명보 전 감독도 이런 부문이 한국 축구가 안고 가야 하는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대표팀의 새 감독 선임 작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외국인이냐 내국인이냐 하는 지엽적인 문제보다는 흐름과 변화를 읽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4년 동안 속도전에 휘말려 감독을 선임하고 교체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온갖 후폭풍에 시달렸던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서정원(44) 수원 삼성 감독도 이런 점을 우려했다. 서 감독은 지난 2011년 당시 대표팀이었던 조광래호의 코치였다. 나름 역할을 수행하다가 그 해 12월 조 감독이 전격 경질되면서 그도 대표팀 코치직을 내려놓고 수원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를 준비하던 서정원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선임 문제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빨리 선임하라는 여론에 휘말리면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 서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국내인, 국외인 할 것 없이 빨리 선임하면 또 실수를 할 수 있다. 시간에 급하게 쫓기다보면 잃을 것이 많다.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며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일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시간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9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기들을 치러내려면 대표팀 감독은 그 이전에 선임해야 한다. 적어도 A매치 2주 전에는 선발할 선수를 공개하고 해외파 선수의 경우 소집 공문까지 보내야 하는 등 행정적인 처리도 감독의 주도하에 해야 한다.

사실상 새 감독 선임까지는 딱 1달밖에 시간이 남지 않은 것이다. 국내 감독 후보군으로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 최용수 FC서울 감독, 김호곤 전 울산 현대 감독이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20세 축구대표팀 코치와 조광래호 코치를 역임하고 수원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도 광의의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 서 감독은 "내가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아직 (대표팀을 이끌) 책임감도 갖추지 못했다"라고 조심스러워했다.

누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인 부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 서 감독의 견해다. 전술을 구상하고 선수들에게 녹아들게 하는 것들은 나중 문제라는 것이다.

서 감독은 "외국인 감독의 경우 우리만의 문화나 선수들의 특성 등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국내 감독은 대부분의 스타일을 알고 있어 문제는 없다. 다만, 해외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컨디션이 제각각이라 많이 힘들 것이다. A매치를 한 번 치러도 사흘 정도 소집해 훈련하고 경기 하지 않느냐. 그런 부분이 어려울 것이다"라고 외국인 감독과 국내 감독에 대해 생각하는 장, 단점을 전했다.

그래서 어떤 감독이 됐든지 간에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서 감독은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을 생각하면 절대로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판단해야 한다"라며 인내심을 갖고 감독 선임과 대표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봐주기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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